지난 5월21일 울산 외국어고등학교가 울주군과의 치열한 유치경쟁 끝에 북구에 설립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지역 우수 학생의 유출을 막고 학생들과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외고 설립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 해 170여명의 학생이 다른 지역의 외고에 진학하는 점을 고려할 때 울산 외고가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울산 교육은 외국어고 설립으로 또 다른 하나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우리의 삶이 꺼져 갈 때마다 우리를 살리는 건 우리 자식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이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좀더 나은 교육 환경을 위해 다른 시·도로 옮기기도 한다. 이젠 울산 외고가 좀더 나은 교육환경을 대신 할 것이다. 옛말에 황금도 학문만은 못하므로 가장 크고 훌륭한 유산은 지식과 덕망이라는 뜻으로 돈 모아 줄 생각 말고 자식 글 가르쳐라고 했다.

울산 외고가 울산의 열악한 교육 인프라 개선 동력 제공 및 우수인재들이 면학하는 긍정의 분위기로 울산교육을 한 단계 도약 시키는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전국 최하위 교육수준을 끌어올릴 기폭제로 울산 외고가 담당해야 한다.

특수 목적고 설립을 우려하는 여론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수 목적고는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학교인 만큼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만 된다면 국가를 이끌 인재 양성에 순작용을 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외국어고는 설립 목적과 다르게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명문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교육과정으로 변칙 운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로 사교육비 증가를 우려하는 점이다. 외고에 진학하기 위해 학생들이 사교육 현장으로 내몰리면서 우수한 학생을 공교육에서 담당 할 수 없게 된다 점이다. 그 일례로 민족사관고의 경우, 정원 150명의 100배에 달하는 학생들이 전국 학원가의 '민사고반'에 들어있다. 사교육 수요의 폭발적 증가, 중학교의 교육과정의 파행적 운영,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의 공동화, 학교 간 서열화 등의 부작용 등을 분명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300억원 이상을 들여 새로운 외고를 설립하는 것 보다 그 돈으로 다수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공교육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는 주장 역시 있다. 이런 우려의 여론을 고려할 때 시민공청회 등 우리 후손에게 최고의 교육 시설을 유산으로 주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울산시민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울산의 자랑 명품 외고를 위해서는 외국어 영재교육 기회를 늘려 우수인력을 키운다는 취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외고 입시에서 학생들이 내신에 얽매이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을 통한 창의적인 교육 실시를 제안한다. 학생의 창의력과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입시안 마련에 교육 당국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외고 입학의 이유와 관심이 다른 만큼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발을 해야 한다. 국내 대학 진학뿐 아니라 세계유수의 대학을 진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보완해서 울산 외고만의 교육 프로그램, 진학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울산시는 울산의 발전을 위해 공장용지를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지만, 인재육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산업단지계발계획에서 외고 부지를 제외 시키기로 결정한 만큼 사람중심, 교육중심의 행정을 더욱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외국어 우수 학생교육을 전담하는 교사를 선별하기 위한 판별도구 및 특성평가방법도 연구해야 한다. 핀란드는 공교육 확립을 통해 우수인재 배출 교육으로 유명한데 그 성공 배경은 'Teachers, teachers, and teachers'로 요약된다. 울산 외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사를 확보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개교에 맞춰 교사의 자질 배양과 학생 중심의 끊임없는 강의 개발을 분명 울산교육청은 지원해야 한다.

열정은 세상을 움직인다. 우리는 열정으로 우리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교육 명품 도시를 꿈꾼 울산시민의 열정이 바로 울산 교육 환경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울산 외고의 발전을 위해 시민의 관심과 따끔한 충고를 기대해 본다.

이방우 울산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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