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공장등 영향 '산업배출 오염' 대부분
7대 도시 중 카드뮴 농도 2위 시민 직·간접 피해도
유해물질 분석등 도시특성 맞는 대기질 관리 필요

정부는 지난해 황산화물·질소산화물·암모니아·염화수소·먼지 등 주요 대기오염물질의 배출 허용기준을 현재 허용범위에서 10~50%까지 강화해 2010년부터 적용하는 내용의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난 96년 6월30일 이전에 설치된 발전소 등의 황산화물 기준은 현행 150ppm에서 100ppm으로, 질소산화물 다량 배출시설인 대형 발전시설과 보일러 등의 기준은 250ppm에서 100ppm으로 허용기준이 더욱 엄격해진다. 소각시설 먼지의 경우 현재 80㎎/S㎥에서 40㎎/S㎥으로 강화된다.

이는 지금까지 사업장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특히 이 중 유해성오염물질의 경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화학공단 등이 밀집한 울산의 경우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의 양뿐 아니라 농도와 성분 등 정보 분석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울산 유해성오염물질 대부분 산업체서 배출

울산대 이병규(건설환경공학부) 교수의 자료에 따르면 대기오염물질 배출 비율과 관련해 서울의 경우 황산화물이나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점오염원이 각각 12%, 2%에 그친 반면 비점오염원중 면오염원이 72%, 63%를 차지했다. 또 질소산화물이나 미세먼지는 이동오염원이 83%, 93%로 주로 가정난방이나 차량배출과 같은 이동오염원에서 배출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울산의 경우 황산화물(77%), 질소산화물(66%), 미세먼지(87%), 휘발성유기화합물(58%) 등 오염원의 대다수가 점오염원으로 서울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 마디로 대기오염물질의 대부분이 화력발전소나 공장의 굴뚝과 같은 고정 오염원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울산이 산업도시적인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산업배출 오염원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울산의 도시 대기질을 관리하는 데 있어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과 같이 이동오염원의 영향이 큰 지역에서와 같은 방법으로는 효과적인 대기질 달성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울산의 경우 현대 도시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 미세먼지와 발암성이나 독극성과 같은 유해성오염물질이 산업배출 점오염원에서 주로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울산의 아황산가스 농도는 부산이나 대구와 비슷했지만, 최근 10년 동안은 전국의 주요 도시에 비해 매우 높은 농도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울산에서의 산업배출 대기오염물이 얼마나 심각하게 울산 시민의 생활에 영향을 미칠것인지를 짐작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실상 산업배출 대기오염물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배출정보에 대한 DB구축 및 시민 공개 필요

대표적 유해성 대기오염물로는 카드뮴이나 납, 수은 등과 같은 독극성 중금속을 비롯해 벤조파이렌이나 벤조안트라센, 발암의심 다환방향족탄화수소 화합물, 다염소이패닐나 다이옥신류와 같은 잔류성유기오염물질 등을 꼽을 수 있다.

환경부의 대기환경연보에 따르면 전국 7대 도시의 최근 5년간 카드뮴의 농도는 울산(0.0037 ㎍/㎥)이 인천(0.0061 ㎍/㎥)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울산의 산업체에서 카드뮴 함유 물질을 다루는 공정이 많을 뿐 아니라 대기중으로도 많이 배출하고 있고 시민들도 직·간접적으로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산업이 집중화된 울산은 배출되는 독극성 및 유해성 오염물질의 양이 인구나 면적대비 전국에서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대기중 농도 또한 타 지역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울산의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사업장 폐기물속에는 유해성 물질이 상당히 높은 농도로 포함될 개연성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울산은 이러한 산업배출 유해성 대기오염물이나 독극성 물질의 정보를 자세히 가지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어느 공장의 어떤 공정에서 어떠한 종류의 유해성 대기오염물이 얼마 만큼 배출되고 있는지, 또 이들 물질이 도심 대기중으로 어느 정도 이동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일반 시민들은 지역에서 배출되는 유해성 대기오염물질에 상당히 노출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마련할 수 가 없는 셈이다.

이병규 울산대 교수는 "울산시와 산업체에서는 지금이라도 체계적으로 이 같은 유해성 대기오염물질 배출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기업체와 협력해 유해성 대기오염물 관리뿐 아니라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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