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대형 국가산업단지를 2개나 보유할 만큼 우리나라의 산업적 생산이 집중돼 있는 매우 중요한 산업도시다.

주로 1970년대에 건설된 산업단지나 공장에서는 배출 환경오염물, 특히 대기오염물에 대한 방지시설이나 대책을 요즈음처럼 엄격히 마련하지 못했다. 그 결과 울산의 대기오염이 극심했고, 울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아직도 울산을 공해 또는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로 생각하기도 한다. 실제로 현재 울산의 대기오염 상황은 과거 1980년대나 1990년대에 초반에 비하면 상당히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산업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 중에는 유해성 대기오염물이 많이 포함돼 있다. 산업체에서는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TSP (총부유분진), 일산화탄소 정도의 주요 대기오염물에 대한 농도와 배출량을 파악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성분이나 다른 대기오염물에 대한 배출정보를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입자상오염물과 관련해 입자의 크기분포 및 포함 성분의 성상이나 농도를 잘 모르고 있다. 실제로 우리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TSP 보다는 PM10(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론 이하의 입자) 정보가 더 중요하고, PM10 정보 보다는 PM2.5(입자 크기가 2.5마이크론 이하의 입자) 정보가 더 중요하다. 이러한 입경별 농도정보는 건강상의 위해를 보다 자세히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울산의 수 많은 산업체들은 자기들의 공장 굴뚝에서 배출되는 입자상오염물의 정보 중 PM10이나 PM2.5 정보를 가지고 있는 업체는 거의 없다. 또한, 굴뚝에서 배출되는 오염물 중에 카드뮴이나 납과 같은 중금속, 벤조파이렌(BaP)와 같은 방향족탄화수소(PAHs), PCBs(다염소이패닐)나 다이옥신과 같은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 그리고 벤젠이나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휘발성유기화합물 (VOCs) 등과 같은 유해성 대기오염물 (HAPs)이나 독극성 물질의 정보를 자세히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울산의 평균 대기질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울산시민들은 산업체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에 여전히 직·간접적으로 노출되거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실제로 대기오염물의 농도정보와 아울러 성분정보는 대기오염물이 우리의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농도가 더 적음에도 특정 오염물이 가지고 있는 강한 독성이나 위해성 때문에 더 높은 농도의 다른 오염물에 비해 더 건강상의 유해성을 더 크게 주는 대기오염물도 많이 있다. 지금까지는 대기오염의 현황이나 개선정도의 평가에 단순히 농도만을 주로 평가했지만, 앞으로는 대기오염물의 농도정보와 함께 성분정보, 더 나아가서는 노출정보를 함께 평가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산업체에서는 각 공장이나 공정에서 배출되는 주요 대기오염물 뿐만 아니라 유해성이 큰 대기오염물의 배출정보 (농도, 성분, 성상)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어 이들 배출정보를 울산시나 환경관련 공공기관에 보고해 울산지역 전체에서 배출되는 유해성 대기오염물을 포함하는 대기오염물 전체에 대한 배출정보와 관련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울산시는 아직 미진한 일반 대기중의 미세먼지 (PM10, PM2.5) 정보 (특히, PM2.5의 농도기준 제정과 미세먼지 성분분석)와 HAPs 성분분석 등과 관련된 기초연구에 하루 빨리 나서야 할 것이다. 각 산업체에서 배출되는 HAPs에 대한 농도와 성분정보를 주기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울산시에 보고하는 규정의 제정이나 보완도 필요하다. 또 울산지역의 대학이나 연구소의 대기오염 전문가들이 연구한 자료나 정보도 꾸준히 확보해 필요 시 대기환경정책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이병규 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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