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의 연극 토양이 그다지 넉넉한 형편이 아니지만 꾸준히 지역 연극계를 지키고 있는 극단이 있기 때문에 전망이 그다지 어두운 것은 아니다. 울산에 현재 활동하고 있는 전문 극단은 5개. 그 가운데 하나인 극단 울산이 역사가 가장 깊다.

 극단 "울산"(대표 오만석)은 92년에 창단, 연극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10여년째 이어 오고 있으며 〈장생포〉 〈처용은 개운포에 없다〉 등 고집스러울만치 울산을 소재로 한 창작 희곡을 무대에 자주 올리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재미를 추구하는 세태에 뒤떨어져 있다는 걱정어린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지역 극단으로서 쉽지 않은 일을 오랫동안 전통처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오만석 대표는 "창작희곡은 지방 극단으로서는 다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연극 작품 연습과 창작희곡의 손질을 함께 해 나가며 완성도를 조금씩 높여 나가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울산을 소재로 한 창작작업을 지속해 나가면서도 조금씩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들도 양념으로 곁들여 극단 "울산"만의 색깔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전적으로 늘 빠듯한 지역 연극계의 형편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고집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오랜 세월을 변함없이 함께하고 있는 단원들 덕이다. 눈짓·몸짓만으로 호흡이 척척맞을 정도의 팀웍이 큰 재산이자 자랑이다.

 대표이자 배우인 오만석씨(38), 극단 대표로, 극작가로, 연출가로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는 박용하씨(39), 배우 진정원(33) 김영삼씨(32), 기획과 스텝을 맡고 있는 이상곤 김상서 고윤동씨가 단원이다.

 김영삼씨는 "오랜 세월을 함께한데서 비롯된 신뢰가 밑바탕이 되다보니 일의 진행이 아주 매끄럽고 허심탄회한 토론으로 배역에서부터 연출, 작품방향을 함께 잡아 나가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역 여건상 전업배우로서 홀로서기가 힘든 실정이지만 오만석·김영삼씨는 뮤지컬 "처용" 연기팀에서, 진정원씨는 세이브아트홀 아동극배우로서 활동함으로써 전문성도 지켜가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울산예술제의 일환으로 극단 "세소래"(대표 박태환)와 함께 〈오필리어〉를 마련하는 등 극단끼리의 연계를 추진, 부족한 인적자원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극단 "울산"은 지난 5월 열린 울산연극제에서 개발바람에 휩쓸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아픔을 담은 〈장생포〉로 우수상을 받았으며 2001년과 99년 전국연극제에서 〈장승들의 귀로〉와 〈처용은 개운포에 없다〉로 각각 희곡상을 수상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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