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진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정족산 무제치늪이 인근에 개설한 임도 때문에 급속한 육상화를 보여 수원확보 등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29일 울산생명의 숲 국민운동 관계자들은 무제치늪 현장을 방문해 늪지 주변에 개설한 임도와 임도 배수로가 무제치늪을 사막화시키고 있는 현상을 설명하고 임도폐쇄 등의 대책마련을 관계 당국에 촉구했다.

 현재 무제치늪 주변에 만들져있는 임도는 지난 93년에 개설한 것으로, 제1늪에서 제2늪까지 1㎞ 구간에서 늪으로 흘러드는 물을 차단하고 있다.

 특히 임도와 산지 사이에 당시 너비 50㎝, 깊이 30㎝ 규모로 만들었던 배수로는 올해 태풍과 집중호우 등의 영향을 받아 너비 1.5~2m, 깊이 1~2m의 작은 계곡으로 변해 산사태를 유발하고 늪지에는 엄청난 토사를 유입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배수로 때문에 인근 산지에서 흘러내린 물이 늪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한데 모여 아래쪽으로 빠져 늪의 육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명의 숲 윤석 사무국장은 “현재 상태로 방치할 경우 계속해서 배수로가 침식되면서 늪은 빠른 속도로 육지화, 사막화될 것”이라며 “임도를 즉각 폐쇄하고 늪 주변의 토양을 이용해 산지와 늪이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형과 식생을 원상태로 회복시켜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국장은 또 “1, 2늪 외에 3, 4늪과 화엄늪 등 천성산 일대 30여개 늪을 통합해 하나의 자연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하고 전국 최고의 산지습원단지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제치늪은 6천년 전에 만들어진 산지 고층습원으로, 지난 98년 국내에서 6번째로 자연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