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과 희로애락 같이하며 경남 최고 향토기업 자리매김
94년 제2의 창업 선포 이후 국내 최초 저알콜 소주 새바람
연내 울산공장 준공 계획 지역 시장 점유율 확보에 온 힘
2008람사르총회 공식 건배주 선정 세계 시장 홍보도 박차

춤추는 학이 트레이드 마크인 (주)무학(대표이사 최재호)은 1929년 창업 이래 80여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서민의 술'로 지역민들의 애환을 달래온 대표적인 장수기업이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서민들의 곁에서 삶의 희노애락을 함께한 무학 소주는 최근 경기침체 속에서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무학 소주는 지난해 807만3000상자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국내 최초의 저알콜 소주인 무학 '화이트' 소주는 출시 1년만에 1억병의 판매고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무학은 울산·경남 소주시장에서 8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80년 장수기업의 비결은 끊임없는 변화

무학이 80년 동안 수많은 풍파를 이겨내고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최상의 제품만을 공급한다'는 기업이념 아래 시대의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소주시장은 현재 진로라는 대기업이 전체 시장의 절반 정도를 점유한 가운데 지역에 따라 무학 등 군소업체들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하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무한경쟁시대에서는 오직 시대의 트렌드를 가장 빨리 읽어내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실제 무학은 저알콜 소주나, 과실주, 퓨전주에서 항상 앞서가는 브렌드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이는 곧 회사 실적과 연계돼 탄탄한 기업성장을 이끌고 있다.

최재호 대표이사는 "개인적인 견해지만 앞으로 국내 소주업계는 치열한 경쟁끝에 3~4개로 재편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향후 소주업계는 단순히 덩치가 크다고 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제품 자체의 시장 경쟁력과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변화의 힘을 가진 조직만이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들과 희로애락 같이한 친구같은 기업

1929년 소주와 청주를 제조하던 소화주류공업사가 모태가 된 무학은 1965년 최위승 회장을 중심으로 무학양조장으로 상호를 변경, 희석식 소주인 '무학'을 제조한 것이 시초가 됐다.

창업 당시 전국을 무대로 소주를 판매하던 무학은 1973년 주정배정제가 실시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주정배정제란 소주시장이 확대되면서 출혈경쟁, 유통질서 문란, 주세포탈 등 각종 부작용이 양산되자 정부가 제조업체를 12개 업체로 통합하고, 각 시도에 속해 있는 주류도매상들이 전체 구매량의 50%를 지역 내 제조사 소주로 사들이게 한 제도이다.

이는 무학에게는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였다. 전국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었지만 당시 500여개에 달했던 소주업체가 10여개로 정리되면서 확실한 지역 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처음 이 제도가 시행됐을 당시에는 무학은 늘어나는 주문량에 비해 생산량이 따르지 못해 유통망이 축소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생산설비의 잇따른 확충과 울산, 진주 등지에 지점을 설치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현재 경남 최고(最古)의 향토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무학은 1994년 최위승 회장의 대를 이어 아들인 현 최재호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제2의 도약을 맞았다.

최 대표이사는 취임과 함께 제2의 창업을 선포, 국내 최초의 저알콜 소주인 23도 화이트 소주를 출시했다. 화이트는 기존 25도로 고정돼 있던 국내 소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무학은 화이트의 여세를 몰아 2006년에는 16.9도의 초저도 소주인 '좋은데이' '더 좋은데이'를 잇따라 출시하는 등 과감한 투자로 국내 소주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했다.

무학은 이같은 저알콜 소주의 인기에 힘입어 1998년 코스닥 상장 당시 시가 총액 30억원에서 현재 시가 총액이 1400억원을 넘어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최재호 대표이사는 "IMF를 겪으며 회사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신념으로 전 종업원들과 함께 부단히 노력한 결과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얻었다"며 "80년 동안 지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무학소주는 앞으로도 지역민의 곁에서 영원히 함께하는 주류회사로 명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1세기 세계적인 주류기업으로 성장

무학은 80년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21세기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 작지만 야무진 기업, 지역적이면서 세계적인 기업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무학은 기존 지역 시장의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무학은 오는 연말께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에 4층 규모(6777㎡)의 제조시설과 물류시설을 준공할 예정이다. 원활한 물량수급과 대형 소주회사의 지역 잠식을 막아낸다는 복안이다. 또 연내 지역 유통망 확충을 위해 경남지역 지점도 10여개 이상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무학이 생산하는 가을국화가 2008람사르총회의 공식 건배주로 선정되는 등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인정받으면서, 앞으로 세계 주류전시회를 통해 자사제품 홍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무학은 이러한 경쟁력 확보와 함께 오늘의 무학이 있기까지 지역민들의 절대적인 사랑과 지원이 바탕이 된 만큼 지역 향토기업으로서 장학사업, 복지사업, 자원봉사 사업도 꾸준히 펼쳐나갈 방침이다.

글=권병석기자 ·사진=임규동기자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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