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들어와 우리 사회의 관심은 단연 '쾌적한 환경'이 우선 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하천 환경'은 모두의 마음에 깊이 와 닿는다. 많은 우리 국민들은 2005년 완공된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 사업에 매료 되었고, 전국의 각 지자체들은 앞 다투어 비슷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울산에서도 일부 소하천들에 대한 하천 정비 또는 하천 살리기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좀 더 큰 범위에서 '태화강 살리기'에 매진해 큰 성과를 이루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울산 시민들은 태화강에 대해 애정과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시민들이나 하천을 관리하는 행정당국에서는 여러 가지 하천의 기능 중에서 '환경적 기능'을 놓치지 말고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며 모두의 의견을 모아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천은 태고적부터 이 땅에 존재해 오면서 일생을 하천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육지 생명체와 바다 생명체의 산란과 성장의 공간 즉, '서식처'의 역할과 함께 오염 성분을 정화시키는 역할 즉, '자정 작용'을 수행해 오고 있었으며, 이렇게 형성된 하천은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평온함과 풍요로움을 선사해 주었다.

이렇던 우리의 하천은 최근 반세기 만에 산업화와 도시화에 밀려서 이수와 치수의 대상으로 치부되어 콘크리트와 시멘트 축대로 싸 발린 '방재 하천'으로 전락되거나, 주변 한 뼘의 토지를 이용하기 위한 주차장과 운동 시설로 뒤 덮인 '점용 하천'의 신세로 밀려나는 경우가 허다했던 것이 사실이다.

수년 전부터 울산시와 울산시민들은 태화강 수질의 개선에 노력했고, 그 성과에 고무돼 주변 하천에 대한 깊은 관심과 함께 소중한 자원을 기꺼이 하천환경 개선에 투입할 마음의 자세를 가지게 된 점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미래의 하천 관리에 대한 방안이 아직도 하천의 주변 땅(둔치)을 이용해 공원을 만들고, 이곳에 시멘트 산책로와 화단을 가꾸려는 계획에 머무른다면 아쉽기 그지없는 일이라 하겠다.

'공원 하천'이란 생태계의 다양성을 담보하지 못하며, 싫증나기 쉬운 것일 뿐만 아니라, 그 관리 비용을 시민들이 영원히 부담해야 하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공원은 도심과 구릉지를 중심으로 해 투자하고 가꾸어서 삭막한 콘크리트 풍경을 여유로운 모습으로 바꾸어 가는 방식이 우선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하천은 하천과 하천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동식물들에게 돌려주어 다양한 생명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사계절 내내 번갈아 살아가며 스스로 풍요로운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간섭을 최소화 해야 할 것이며, 그렇게 했을 때에 비로소 우리가 수시로 입에 담는 '지속 가능한' 자연형 하천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 시민들 서로가 뜻을 모으고, 우리들의 하천에 대한 장기적인 비젼을 모두 공유해 나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양시천 한국아쿠오시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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