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車공장 준공 1년만에 '포니' 내수 43% 장악
공격경영 통해 98년 기아차 인수 규모의 경제 실현
2004년 세계 최단기간 수출누계 1000만대 돌파

"전 세계 자동차업계 역사상 가장 놀라운 기적을 이루었다. 현대차는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을 이룬 기업이다."(미국 타임지)

세계가 찬사한 한국경제의 눈부신 발전의 일등공신이었던 한국 자동차산업의 메카, 현대차 울산공장(공장장 윤여철 사장)은 명실상부한 자동차산업의 종가이자 글로벌 리딩업체로 진화하는 현대차의 핵심공장이다.

20년 노사분규라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끊임없는 품질혁신과 해외시장 개척 등 창의적 도전정신으로 현대차가 세계 톱을 향해 나아가는 주춧돌이 되고 있는 울산공장은 세계 자동차산업의 중심이자 지속가능한 풍요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사업장이 되기 위한 도전을 진행 중이다.

◆짧은 시간, 거대한 변화 일궈낸 압축성장의 신화

1960년대 정주영 회장은 자동차 공장 건설이라는 오래된 꿈을 위해 동생 정세영 사장과 함께 67년 현대자동차(주)를 설립한다. 미국 포드와의 2년간 자동차 조립협정 체결에 따라 울산 부품조립공장으로 시작한 자동차산업은 포드와 결별하면서 한층 탄력을 받게 된다.

73년부터 종합자동차공장 건설에 나선 현대는 이듬해인 74년 갯벌에 45곒 깊이의 파일을 박는 난공사 속에 75년 울산1공장을 준공한다. 현대신화의 진원지, 울산시 북구 양정동 울산공장이 탄생한 것이다.

이 시기 한국 경제사에 기념비적인 일로 남을 한국 최초의 자동차 고유모델 포니가 탄생한다. 당시 GMK(대우와 GM의 합작법인)의 수석부사장이 "말도 안돼.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코웃음을 쳤지만 2년 후인 76년 현대차가 내놓은 포니는 GMK의 카미나 등을 제치고 내수시장의 43%를 장악했다.

70년대부터 지속된 원유파동의 여파 는 시련을 안겨줬지만 현대차는 오히려 생산성 향상과 수출다변화 노력과 함께 승용차 30만대 공장건설이라는 도전적인 경영정책을 펼치게 된다.

이는 85년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인 엑셀, 프레스토, 스텔라CLX, 쏘나타 등 신모델을 쏟아낸 계기가 됐고 현대차는 88년 1월 전차종 수출 100만대 돌파, 단일 차종으로 국내 최초로 엑셀 생산 100만대를 돌파했다.

87~91년에 걸쳐 울산공장은 5공장까지 잇따라 준공하면서 단일규모의 세계 최대의 자동차공장으로 거듭나게 된다. 90년대 중반 이후의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공격경영에 나선 현대차는 98년 기아차를 인수, 규모의 경제를 누리게 된다.

◆'세계인의 브랜드' 도약을 위한 전환기

현대차가 본격적인 도약기를 맞은 것은 98년말 정몽구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현대차가 자동차그룹으로 홀로서며 글로벌메이커로 도약하는 시기다.

2003년에는 연간 수출 100만대 돌파에 이어 2004년에도 세계 최단기간 수출누계 1000만대를 돌파,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현대차는 세계적 브랜드 평가기관인 인터브랜드가 비즈니스 위크와 함께 선정하는 세계 100대 브랜드에 3년 연속 선정되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2005년 84위로 국내 자동차업체 최초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 진입한데 이어 2006년 75위, 2007년 72위로 꾸준한 가치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의 종가 울산공장은 현재 530만㎡의 부지에 5개의 독립된 공장으로 하루 평균 12개 차종 6500여대의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10초당 1대씩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는 설립연도 대비 지난해 말 기준 경영실적이 판매량 533대→170만297대, 매출액 5억2800민원→30조4891억원, 임직원수 590명→5만5501명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자동차산업을 시작한 국가 중 유일하게 성공한 나라라는 찬사를 대한민국에 안겨줬다.

이같은 신화는 포기할 줄 모르는 공격경영으로 대변되는 창의적 도전정신과 기술개발을 통한 품질개선 노력이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87년 7월 노동조합 설립 이후 매년 반복되다시피 하고 있는 노사분규는 현대차의 성장기어를 번번이 붙잡고 있다. 92년과 95년 공권력이 투입되는 극한상황으로까지 전개된 현대차의 노사분규는 기술력은 세계 최고이지만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 미래차로 변해가는 산업의 패러다임 속 새로운 전환기에 놓여 있다. 현대차가 패러다임 변화에 잘 적응한다면 현대차는 한국의 대표 브랜드를 뛰어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존경과 사랑을 받는 세계인의 브랜드로 도약하게 된다. 현대차 변신의 중심엔 여전히 울산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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