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봉사활동은 농작물 무료제공인데 이마저 어렵게 됐네요"

 이만길씨(51·울산시 울주군)는 지난 97년부터 해마다 울주군 범서읍 굴화리 11-5 자신의 밭에서 키운 배추 2천여포기를 김장을 앞둔 사회복지시설에 전달하고 있다.

 이씨는 10일에도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수확한 배추 1천200포기를 성애원(300포기)과 노숙자 쉼터(300포기), 울산양육원(300포기), 울산남구장애인복지관(200포기), 어려운가정(100포기) 등에 무료로 전달했다.

 그러나 이씨는 최근 자신의 밭 앞에 들어선 고층 아파트단지 때문에 일조권이 막히면서 농작물 재배가 어렵게 돼 내년부터 김장용 배추 무료제공 봉사활동을 중단할 처지에 놓였다.

 이씨는 "밭앞에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오후 4시이후에 농작물이 햇볕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일조량이 부족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어 내년부터 김장용 배추를 제공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햇볕이 드는 지역만 골라 농사를 지을 수 밖에 없어 봉사활동을 못할 것 같다"며 "농사꾼이 불우이웃을 돕는데 농작물 무료제공 외 별다른 방법이 없어 앞으로 어떻게 이웃을 도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박정훈기자 jhpark@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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