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30일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3사의 장기기증 협약식은 장기기증운동이 더 이상 현대(現代)인들만의 행사가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거대한 이웃사랑 축제로 재탄생하는 뜻 깊은 순간이었다.

앞서 지난해 5월 현대중공업 노조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생명나눔운동을 펼쳐 2만5000여 전 임직원들 중 25%인 6217명이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함으로써, 단체 장기 기증으로는 국내 최다 기록을 세우는 등 전 세계 시민단체와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현대중공업의 장기기증 서약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었고, 단일 행사로는 국내 최다인원이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한 전례로 남게 됐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또 한 번 장기기증캠페인 동참을 선언한 현대중공업과 올해 새로이 동참하는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그룹 전체의 장기기증 서약 동참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장기부전 환우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것은 물론, 또 한 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현재 진행 중에 있는 현대중공업그룹 3사와의 장기기증 캠페인은 노사의 임직원뿐만 아니라 그룹 종사자들의 가족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더욱 훈훈함을 더하고 있는데,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노조 실무자는 지난해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한 6000여명의 직원들이 올해는 가족들도 장기기증 서약에 동참할 수 있도록 물밑작업(?) 중이라고 하니 그 결과가 어떻든 간에 이웃사랑에 대한 그들의 노력만은 높이 살만하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이러한 이웃사랑 축제는 단순한 일회성행사로 그치지 않고 가족과 그룹차원으로 점차 그 규모를 늘려가고 있어 마치, 장기기증운동이 현대(現代)인들 사이에서 하나의 기부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기업이 장기기증 캠페인을 통해 경제적 이익 창출에만 힘쓰는 것이 아닌, 노사가 협력해 사랑 나눔 실천을 통해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장기기증 캠페인은 그동안 자주, 단결, 투쟁이라는 단어만을 연상케 하던 노조가 선지복지노조가 되겠다는 취지를 밝히고 2007년 노조운동사상 처음으로 장기기증 캠페인을 실시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에, 연이어 진행되는 또 한 번의 장기기증 캠페인은 기록적인 면을 떠나서라도, 노사가 협력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화합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박수를 보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또한 이번 장기기증 캠페인이 다른 기업이나 단체에 미칠 파급효과까지 생각한다면, 이번 캠페인은 현대중공업그룹만의 나홀로 축제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동참하는 이웃사랑 축제로 거듭나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선한 행동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듯이 생명나눔운동에 앞장서는 현대중공업그룹 노조원 각자의 선한 행동들이 모여 기업을 변화시키고 나아가 국가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임을 기억하며, 이들의 아름다운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강치영 (재)사랑의 장기기증운동 부울경지역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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