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울산해양경찰서

찾아가는 민원서비스로 편의 제공·자매결연 마을 일손 돕기
소속 전·의경 봉사 활발…4년째 장생포초등 학습도우미 활동
수해복구·농촌지원 등 도움 손길 필요할 때마다 발 벗고 나서

10월1일은 국군의 날, 10월21일은 경찰의 날이다. 해양경찰의 날은 12월22일이다. 나라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군인과 경찰을 위한 날이 10월에만 세 번이나 포함돼 있다. 울산에도 많은 군인들과 경찰, 해양경찰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본연의 업무 외에도 지역사회 소외된 이웃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10월, 그들의 봉사활동 현장을 따라가본다.

"우리는 바다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법과 질서를 수호하며 해양환경을 보전하는 의로운 해양경찰로서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약속드립니다."

울산해양경찰서(서장 민재식)가 밝힌 서비스 헌장이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고와 환경오염 등에 대해 처리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지만 그들의 봉사활동은 지상에서 더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울산해경은 찾아가는 민원 서비스를 통해 주민들 삶 속에 파고드는가 하면 자매결연을 맺은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에 참석해 흥을 돋우기도 한다. 또 비정기적이지만 동아리별로 봉사활동이나 모금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특히 해경에 소속된 전·의경들의 봉사활동이 두드러진다. 총 30여명이 울산해경에 소속돼 있는데 이들은 정기적으로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장생포초등학교에서 학습도우미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다.

◇"해경선생님 덕분에 학원 다닐 필요없어요!"

"선생님 이거 잘 모르겠어요." "다 풀었으니까 채점해주세요."

장생포초등학교(교장 한숙자)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학원 대신 과학실이나 도서실로 향한다. 장생포초 학생들의 방과후 학교 수업을 위해 울산해경에서 특별히 파견된 선생님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해경선생님' '아저씨' '형' 등으로 불리는 이들은 일주일에 세번 아이들의 부족한 공부를 돕는다.

제복을 입은 해경이 신기해서인지 공부보다는 장난치거나 딴짓하기 좋아했던 아이들도 이제는 제법 해경선생님을 따른다. 해경들 역시 처음에는 아이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익숙치 않아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아이들마다 부족한 점은 뭔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꿰뚫고 있다.

해경들은 주로 수학을 가르치지만 국어나 과학, 사회 등 아이들이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뭐든 다 알려준다.

이동원(23)일경은 "장생포초 아이들의 경우 학습도우미인 우리 해경들이 오지않으면 그만큼 배움의 기회도 적어지기 때문에 이 활동이 더 의미있다"며 "아이들 실력이 조금씩 향상되는게 눈에 보여 정말 보람있다"고 말했다.

울산해경은 지난 2005년 인근에 학원 등이 없는 장생포초 학생들을 위해 대학생이 다수인 전·의경들이 학습도우미로 활동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후 울산해경 학습도우미들은 60여명 안팎인 장생포초 전교생에게 과외선생님 또는 좋은 형·오빠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들은 수학경시대회를 앞둔 학생들을 위해 원래 수업이 있는 월·화·목요일뿐만 아니라 수요일과 금요일에도 학교에 나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추석연휴 기간 중 장생포초가 단기방학에 들어갔을 때도 학교에 나와 아이들의 공부를 도왔다.

한숙자 교장은 "해경들의 학습도우미 성과를 돈으로 환산하자면 지난 1년동안만 3000만원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학교에서도 해경선생님들이 더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해양경찰,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해요!

울산해경은 현재 우리집과 울산시립노인요양원, 온산보람병원에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한 번에 10여명씩 시설을 찾아 말벗, 청소, 목욕, 나들이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친다.

이문선(23)수경은 "군생활이 따분할 수도 있는데 봉사활동을 하니까 시간도 금방가고 보람도 있어 더 좋다"며 "선·후임할 것 없이 다같이 봉사하니 내부 분위기도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대부분 노인들이 치매를 앓거나 지병이 있어 몸이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울산해경에서 봉사활동을 하러 가면 손자를 맞듯이 좋아한다.

이동훈(21)상경은 "해경에서 근무하면서 이런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정말 소중한 경험"이라며 "외로운 노인이나 장애인들과 함께 하면서 봉사활동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울산해경은 수해복구현장이나 농촌지원 봉사활동 등 지역사회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할 때마다 봉사활동에 나선다.

홍은행기자 redbank@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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