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민선 자치제도 도입 이후 전국적으로 축제 수가 급팽창, 전국적으로 대략 1200여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울산에서도 20여개에 이른다. 바야흐로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울산에서 9, 10월 열리는 축제만 10개가 넘는다. 지난 주말에도 처용문화제, 주민생활서비스박람회, 시민생활체육대회와 노인의 달 경로잔치가 열렸다. 어느 축제든지 몸과 마음이 즐거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동안 울주외고산옹기마을에서 개최되는 '울주외고산옹기축제'도 관광객의 즐길거리가 풍성한 축제다. 울산에서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 지정축제로 선정돼 4년째 예비축제에 머물러 있다. 다른 축제에 비해서 부족한 것도 많지만 이렇듯 지정축제로 머무를 수 있는 것은 고유의 전통문화를 주제로 살린 축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축제를 대표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계단을 밟아야 할까?

첫째, 어느 축제에서나 볼수 있는 프로그램도 좋지만, 전통 옹기문화의 특수성을 살린 프로그램과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언제 어디서나 볼수 있는 옹기가 아닌 축제장을 찾아와야 볼 수 있는 큰 옹기 제작시연이라든지, 옹기의 제작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며, 옹기가 단순하게 한 가지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형태로, 여러 가지의 제작방식으로 만들어 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옹기체험뿐만 아니라 옹기토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지고 느껴보게 하는것도 중요하다. 유아나 어린이가 손이나 발로 흙을 만져보고, 장난도 쳐보는 프로그램도 좋지 않은가.

둘째, 울주외고산옹기축제만의 고유성이 필요하다. 울주외고산옹기축제추진위원회의 구성에 따라 행정력의 의존도를 벗어나 민간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추진위원회의 법인설립이 필요하다. 기존의 축제는 관주도의 행사였다. 그러나 축제가 더 크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그 축제만의 단체가 필요하다. 법인을 구성해 축제를 더 심도있게 연구하고, 더 발전시키야 하며, 여러 축제를 둘러보고 장점과 단점을 파악해 관광객이 찾아오게끔 하도록 연구해야 한다.

셋째, 관광객이 만족할 만한 편의시설 구비가 필요하다. 장소를 넓히고 주차공간 확충이 필요하다. 옹기마을이 좁아 옹기를 느끼기에 부족하다는 말을 한다. 올해는 전통옹기문화관광자원화사업의 일환으로 옹기마을에 옹기아카데미 건물이 새로이 마련돼 훨씬 나아졌지만, 그와 더불어 관광객이 체험하거나 쉬거나 먹을수 있는 공간도 더 다양해 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부산방면에서 진입하는 차량들을 위해 진입방향을 잘 유도하도록 해야 하며, 주차공간의 확보와 셔틀버스 운행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넷째, 세계화를 꿈꾸는 축제답게 전통문화의 특수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옹기와 전통문화의 학습장으로서의 역할도 필요하다. 옹기축제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되고 있는 축제인 이유는, 우리 고유의 문화가 살아있는 축제이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많은 축제가 있지만, 옹기와 비슷한 도자기축제는 있어도, 옹기축제는 우리 울산밖에 없다.

다섯째, 옹기의 판매가 필요하다. 옹기를 생활 속에서 활용한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게 해 옹기의 구매를 자극시키고, 택배사와의 계약으로 옹기축제장에서 구매한 옹기가 안방까지 안전하고 간편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현대인의 생활에서 전통옹기가 사라져 가고 있다. 장독에 김치, 간장, 된장을 저장해서 먹으면 숙성도 잘되고 맛도 좋다는건 알지만 현실에서 사용하기 불편하고, 보관하기 불편하기 때문에 사라져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음식이 살아 숨쉰다는 전통옹기를 우리 세대에서 단절시키지 말고, 양념단지나 김치접시, 쌀독이라도 하나씩 구매해 전통문화를 이어가도록 하는 것은 어떨지.

이순걸 울주군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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