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최초의 기행문으로 추정되는 <부북일기>는 임진왜란을 치른 이후 병조령으로 함북 회령의 임지에 갔다가 울산으로 귀향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그 속에 망향시, 충의시, 연정시 등 많은 시(시조)가 함께 들어 있다.

□이 <부북일기>를 쓴 반오헌 박계숙의 문학비가 건립된다. 울산의 문인들이 문학비 건립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것이다. 지난 11월에 구성된 추진위에 따르면 충의를 주제로 한 시조와 반오헌의 약력을 담은 문학비를 내년 3월20일 남구 달동 문화공원내에 세운다. 추진위는 "반오헌의 시조는 충성심과 사실성이 뛰어나고 질박한 문체가 돋보여 영남 시조의 효시작품으로 평가할만하다"며 건립취지를 밝혔다.

□박계숙은 본관이 울산으로 1569년 선조 2년에 출생하여 1594년 선조 27년 무과에 급제했다. 1605년 함경도 회령의 병조령으로 발령 받았고, 1607년 선조 40년에 울산으로 귀향했다. 1646년 인조 24년 향년 77세로 별세했다. 이 같은 분의 문학비 건립에 울산의 문인들이 나선 것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기왕에 세우는 것인 만큼 비문의 재료나 모양, 글씨 등에서 최고의 품격을 지향해 줄 것을 당부한다.

□문학비 건립 소식과 관련, 한가지 더 소망한다면 남구 달동 문화공원을 시의 공원으로 조성했으면 하는 것이다. 울산출신 문인들의 대표작을 새긴 문학비로 조성할 경우 문화공원은 독특한 테마공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남구문화원에 있는 난계 오영수(소설가)의 문학비도 옮겨오고, 서덕출 봄편지 노래비도 새롭게 다시 세운다면 문화공원은 그야말로 이 될 것이다.

□경남 마산시 산호2동에 가면 용마산 중턱에 로 유명한 산호공원이 있다. 이 는 국내 최초의 문학감상 코스로 1990년 5월 마산의 문인들과 관공서의 협조에 힘입어 조성됐다. 산호공원 오름 길을 따라 정상 봉수대 터에 이르는 산책로 곳곳에 천상병의 , 김용호의 , 이은상의 , 이원수의 등 마산출신 문인들의 작품이 비석에 새겨져 있다. 울산이라고 해서 시의 거리를 조성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마산처럼 울산문인들과 울산시가 손발을 맞춘 다면 울산도 멋진 하나를 새롭게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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