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치러지는 울주군수 선거가 어느덧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에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방송토론이 있어 각 후보의 공약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민감한 공약은 모두 피해가고 있는 듯하다. 한표라도 더 흡수해야 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유권자들의 뜻이 제각각인 민감한 주제에 대해 입장표명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군정을 이끌어갈 군수에 입후보했다면 울주군의 현안에 대한 명백한 방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어영부영 시일만 끌면서 재선의 기반을 다지는 기간으로 삼으려 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울주군은 지금 군청 이전과 영어마을 건립, 구영체육공원 조성 등 큼직한 현안이 몇년째 진통을 겪고 있다. 이번 보선의 당선자는 임기 내에 반드시 현안에 대한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야 한다. 완결을 못 짓더라도 방향을 정립해놓고 다음 임기로 넘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미 지난 2년여의 군정 공백 때문에 이들 현안이 대책없이 미뤄져 군민들의 삶은 어수선한 상태에 있다. 현안에 대한 의견을 분명히 하는 것이 당선된 뒤에 군정 방향을 수립하는 데도 훨씬 덜 부담스러울 것이다. 특히 군청 이전이나 구영체육공원 조성 문제는 당선 욕심에만 사로잡혀 유권자들의 입장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면 당선 뒤에도 방향을 잡지 못할 우려가 매우 크다. 반대로 현안에 대한 명확한 의견을 드러낸 상태에서 당선된다면 투표결과는 곧 군정방향이 되어도 좋을 것이다. 주민들의 동의를 재삼 얻지 않아도 되므로 2년이 채 안되는 임기동안에도 알차게 군정을 살필 수 있는 유능한 군수가 될 수 있다. 특정지역을 명기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그 결정방법만이라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 한가지 빠뜨리지 않아야 하는 공약은 군정의 거시적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 저것 모든 분야에서 좋은 말만 골라서 공약집으로 내놓는 후보는 없어져야 한다. 적어도 이번 임기동안에는 어떤 부문에 주력할 것이며 그래서 울주군이 어떤 지역으로 성장하게 할 것이라는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그 범위 내에서 실천가능한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유능한 인재라 해도 2년도 채 안 남은 짧은 임기동안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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