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선진 도시의 인상은 관문에서부터

 

② 돋보이는 도심 관문, 도시를 돋보이게 한다

전통 접목시킨 전북 전주 … 길목마다 '공룡' 경남 고성
지역별 특징 살린 관문 정비로 이미지 정착 성과 가시화

최근 국내 여러 지자체들이 관문 경관에 관심을 쏟고 있다.

도시를 알릴 수 있는 이미지를 찾는 데 시간과 비용을 들였지만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도심 내부 경관 정비 못지 않게 관문 경관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서다.

국내 도시 관문 정비 수준은 관심이 확산되기 시작하는 정도의 걸음마 단계이지만 이미 관문 정비의 성과가 드러나거나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관문 경관 정비에 앞서 관심을 갖고 추진에 나선 국내 도시들의 관문을 둘러봤다.

◇관문 시설 자체를 특화한 '전통'의 도시­전북 전주

전북 전주시의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소와 시가지 진입로에 세워진 호남제일문, 전주역사(驛舍)는 '전통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전주의 관문이면서 상징물이다. 이들 세 곳은 기와를 얹힌 한옥 양식으로 돼 있다.

고속도로 요금소는 지난 2001년에 지금의 자리로 이전될 때 기와를 얹힌 양식으로 특화됐다.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전북도청과 전주시에서 도시 이미지를 살릴 수 있게 건설해달라는 요청을 한국도로공사 측에 계속적으로 하면서 받아들여졌다.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2~3분 떨어진 시가지 진입로에는 기와를 얹힌 한옥 양식의 호남제일문이 있다. 관문 상징물로서 전주시가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다.

뿐만 아니다. 전주역사(驛舍), 도심 곳곳에 세워진 버스 승강장도 모두 기와양식을 접목시켰다. '전통'을 표방하는 전주시의 이미지메이킹 작업이 관문에 그대로 녹아났다.

전주시청 이남기 홍보 담당은 "전주시가 추구하는 도시 이미지는 일명 '한(韓) 스타일'인데 한옥, 한지, 한방 등 한국적인 것을 추구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현재 관문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우리 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일부분인데 도시의 첫 인상이 되는 곳인 만큼 진입로 확장공사와 주변 경관 정비를 현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목표하는 바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현재 전주시에는 전통문화국 내에 전통문화과와 한스타일과, 예술도시국 내에 아트폴리스과를 두고 관련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문 시설에 캐릭터 접목시킨 '공룡'의 도시 경남 고성

경남 고성이 '공룡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굳히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 전부터다.

국내에서 공룡 발자국이 최초로 발견된 곳이면서 공룡 관련한 세계 3대 화석지로 꼽힌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였지만 지난 2006년 공룡엑스포를 치르면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 결과 공룡하면 고성, 고성하면 공룡이라는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고성군이 '공룡'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펼쳐왔지만 특히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도시 관문 정비였다.

경남 고성이 거제도, 통영 등을 지나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방문객들이 통영이나 거제도로 인식한다는 점을 고려해 고성에 진입함과 동시에 고성임을 각인시키기 위해서였다.

실제 이런 노력은 고성군 관문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통영­대전 간 고속도로 고성·진주 경계 고성터널 녹지대에는 공룡조경이 돼 있다. 또 조명시설도 설치됐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고성으로 진입하면 낮에는 조경으로 된 공룡을, 밤에는 조명시설로 된 공룡을 볼 수 있다. 방문객들로부터 호평을 받는 곳이다.

고성터널을 지나 고성IC 진입 직전에 위치한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공룡도시 고성을 알리는 대형 홍보판이 있다. 휴게소 한 켠에는 공룡 조각물 5~6점이 설치된 소규모 조각 광장도 있다. 휴게소를 지나치든 들르든 고성이 공룡도시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진주와 고성군을 잇는 국도 경계지점의 육교는 '고성군을 방문하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문구와 함께 공룡이 그려진 대형 옥외광고판이 설치돼 있다.

시외버스터미널도 마찬가지. 시설은 낙후됐지만 터미널 벽면에는 공룡 그림이 그려져 있다.

고속도로, 국도, 터미널 등 고성의 관문마다 '공룡'이 접목돼 있는 것이다.

(재)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고성군은 모든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공룡'과 연계시키고 있을 정도로 '공룡의 도시'를 알리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면서 "현재 2~3년 만에 도시를 알리는 데 있어 성과가 아주 크다는 내외부적 평가가 있고 도시 홍보는 결국 관광객 증가와 군민소득 증대까지도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재=유귀화·허광무 기자·사진=임규동 기자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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