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1주일 남짓 앞으로 다가 왔다. 필자의 한의원에 1~2달 전에는 '수험생보약'을 원하는 학부모가 많이 찾더니, 1주일 남은 시점에는 한의원을 찾는 주요 관심은 막판 스퍼트를 위한 것과 심리적 안정제로 좋은 것이 없느냐는 것이다. "수능당일 안 떨리고 시험 잘 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필자는 농담어린 말로 "엿먹이세요"라고 대꾸한다. 그렇다. 욕이 아니다. 엿의 단 맛은 한의학적으로 심리적 안정을 꾀하는데 충분한 효과가 있고 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제대로 식사를 못 하는 수험생에게 충분한 열량을 공급하게 해준다.

이런 장점 때문에 그 옛날부터 시험 전날 가까운 친지들이 엿을 사들고 응원차 방문하곤 했다. 찹쌀떡 또한 많이 애용하는데 이것도 응원의 마음과 함께 단팥으로 인해서 부족한 칼로리와 심리적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찰싹 잘 붙기 때문에 잘 붙으라는 응원의 마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험당일 심리적 육체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선조들의 전통과 지혜가 묻어나 있는 것이다.

그럼 수능이 1주일 남은 시점에서 학부모들이 챙겨볼 것을 몇 가지 제안해본다.

첫째는 수면과 기상시간이다. '5시간 이상 자고 6시쯤 일어나라' 남은 공부는 평소 계획대로 진행하되 이제부터는 모든 포인트를 수능시험 당일을 위해서 준비해야 한다. 수능시험은 아침 8시40분부터 시작한다. 기상은 6시쯤 늦어도 6시30분정도에는 기상해야 한다. 불안한 마음에 일찍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마지막 과목시간을 생각한다면 좋지 않다. 피로가 쌓여 힘이 들수 있기 때문이다. 두뇌도 워밍업이 필요하므로 당일 원활한 두뇌활동을 위해서 최소 5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둘째는 식사이다. '소화가 잘 되는 가벼운 평소 식단과 고열량 당분을 준비하라' 수능시험 당일까지 잘 먹어야 좋으리라 생각할 수 있으나, 평소 먹지 않던 특이한 음식은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시험에 집중하고 있으면 머리로 많은 혈액이 집중되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육류나 밀가루 등을 과식하면 위에 부담이 크고 소화하는데 많은 혈액이 사용되기 때문에 두뇌기능이 떨어진다. 엿이나 초코렛 등 고열량의 간식을 준비해 식사 후 허기질 때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도 좋다.

셋째는 눈의 피로 해소와 스트레칭이다. 수험생들의 신체부위 중 가장 혹사당하는 것이 눈이다. 1시간 책을 봤다면 몇 분이라도 휴식을 취하고 먼 곳을 응시한 채 눈을 깜빡여 주며 눈동자를 상하좌우 크게 타원을 그리듯 움직여주는 안구운동을 하면 눈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눈 마사지도 눈의 피로해소에 도움을 주는데 수시로 손바닥을 10초 정도 비벼서 열을 낸 뒤 손바닥을 부드럽게 눈위에 대고 있는 것도 눈의 긴장 완화에 좋다. 다음으로 책상에 앉은 상태에서도 틈틈이 몸을 가볍게 흔들어 주거나 기지개를 펴는 등 스트레칭을 하고 가벼운 운동과 산책을 통해 긴장을 풀어준다.

넷째는 건강관리이다.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고 건조해지는 요즘은 지친 수험생들이 감기에 걸리기 쉬운 계절이다. 감기에 걸리면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환절기 감기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습도를 50~60%정도로 알맞게 유지하고, 외출할 때는 체온유지를 위해 반드시 덧옷을 입어서 약간 더운 상태가 좋으며, 비타민C가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좋다.

다섯째는 선택적 약물복용이다. 수능 전까지 감기 등에 걸리지 않게 특히 주의하고 만약 걸렸을 경우에는 빨리 치료하자. 그러나 가장 조심해야 할 약이 감기약이다. 감기약, 기침약엔 졸림을 유발하는 히스타민 성분이 함유돼 있는 경우가 많아 이런 약을 시험 직전에 복용하면 시험 중에 손떨림이나 머리가 몽롱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시험 2~3일 전부터는 복용을 삼가해야 한다.

여섯째는 여학생은 생리주기를 조절해야 한다. 만약 올해 수능시험일(11월13일)에 생리주기와 겹칠 경우 예정일 5~8일 전부터 피임약을 복용하면 1주일 정도는 생리를 늦출 수 있다. 당일 생리 때가 되면 생리통뿐만 아니라 시험치는 도중에 뒤처리 때문에 신경이 무척 쓰일 것이다. 수능시험을 망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필자의 한의원에 찾아오는 고3 여학생 부모들에게 강조에 강조를 하는 부분이다.

최상천 옥동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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