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온산 국가산업단지의 환경오염 - (하) 유해화학물질

 

정보공개 대상 지역 14개 사업장 취급·배출량 전국 절반
온산공단 기업체 유독물 관리기준 위반등 안전 불감 심각

환경부는 전국 59개 사업장의 화학물질 배출량을 지난 8월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가 그동안 지역별·화학물질별·업종별로 종합적으로만 공개해 온 점에 비춰 큰 진전이다. 화학물질 배출량 정보공개 시스템을 통해 공개하기로 해 기업은 자발적인 배출량 저감 노력을 더욱 강화하게 됐고, 국민의 알권리도 충족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처음으로 공개에 참여한 사업장 59곳 중 49곳은 화학물질 배출저감 자발적협약 사업장이다. 지역별로는 울산이 14곳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전남 10곳, 경기 7곳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화학 34곳, 전자부품·통신장비 7곳, 코크스·석유정제 4곳이 참여했다. 울산의 경우 온산 국가산업단지와 석유화학단지에 입주한 대형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배출량 공개 59개 사업장의 화학물질 배출저감 성과를 살펴보면 화학물질 취급량이 2001년 3496만3000t에서 2006년 5151만8000t으로 47% 증가했지만 배출량은 2001년 7388t에서 2006년 4134t으로 44%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번 공개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기업들에 대해 배출량 정보공개에 따른 '화학물질 위해정보 전달체계'(Risk Communication) 구축을 지원, 생산과정에서 화학물질 배출이 불가피함을 지역주민에게 이해시키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기업에게는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도록 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개발된 화학물질은 1700만 여종으로, 그 중 약 10만여종이 상업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들 화학물질은 생산, 유통, 사용 및 폐기 과정에서 대기, 수질, 토양 등 환경배출을 통해 인체에까지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인체 및 환경 모두에게 위해요소다. 우리나라에는 3만5000여종이 유통되고 있고 그 중 약 1000여종이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등 관련법령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주로 물질의 고유 독성과 물성에 따라 안전관리 기준이 설정되는 바람에 환경배출 오염물질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에 장애요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유해대기오염물질(HAPs)은 매우 다양한 배출원에서 미량으로 배출되어 인체에 강한 독성을 보이는 대기오염물질이다. 산업시설의 경우 연소공정 이외에 석유정제, 화학산업, 제철·금속산업 등의 다양한 생산과정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 중금속 등 많은 종류의 유해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있다.

환경부의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를 보면 2006년의 경우 조사 사업장에서 취급한 화학물질은 222종 1억1816만6000t, 이중 0.040%인 4만7796t이 환경으로 배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유독물, 관찰물질, 발암물질, 내분비계장애추정물질 등 388종의 화학물질이 대상 화학물질이어서 석유정제·화학업종이 조밀하게 밀집한 울산으로서는 조사결과가 상당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울산의 화학물질 배출량 공개 대상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관리하는 사업장 621곳 중 14곳에 그쳐 2.25%에 불과하다. 정보공개 대상 사업장 지역별 배출량 분석결과를 보면 울산은 14개 업체의 취급물량이 2558만t(49.7%), 배출량이 1811t(43.8%)으로 취급물량과 배출량이 전국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주요 배출물질은 자일렌(12.6%), 톨루엔(9.3%), n-헥산(9.1%) 등으로 나타났고, 이송(55.7%), 분리정제(13.3%), 화학반응(9.5%) 등의 과정에서 배출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06년도 화학물질 배출실태 조사 결과도 관심을 끈다. 388종 화학물질 중 하나 이상을 연간 1~10톤 이상 취급(제조 또는 사용)한 2769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222종 1억1816만6000톤의 화학물질이 취급되었고 이 가운데 214종 4만7796t(취급량의 0.040%)이 환경으로 배출됐다. 이는 2005년 배출량(4만7299t)에 비해 1.1% 증가했지만 취급량은 전년보다 4.9%(1억1267만8000t→1억1816만6000t) 증가했다. 폐기물로 이동량은 27만7000t, 폐수로 이동량은 5만1000t으로, 취급량 대비 이동량은 2005년 0.29%에서 2006년 0.28%로 감소했다. 2006년 배출량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화학물질별로는 유독물인 자일렌, 톨루엔, 메틸 알코올 순이었고 상위 10개 화학물질이 전체 배출량의 81.3%를 차지했다. 벤젠, 염화비닐 등 발암물질 9종의 배출량은 764t(전체 배출량의 1.6%)이며, 그중 벤젠(55.0%)과 포름알데히드(25.2%)가 배출량의 80.2%를 차지했다.지역별로는 경기(8915t, 18.7%), 울산(7673t, 16.1%), 경남(7490t, 15.7%) 순으로 배출량이 많아 지역의 산업특성과 궤를 같이 했다.

울산시 자료를 보면 지난 2006년 이후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위반으로 9개 업체가 고발됐고 5개 업체가 경고를 받았다. 유독물 관리기준을 지키지 않은 7곳과 무등록 업체 2곳, 연간 영업실적 보고를 하지 않은 4곳이 적발됐다. 문제는 전체 14곳 중 대부분의 시민들이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온산공단 업체가 7곳으로 절반을 차지해 불감증을 드러냈다. 배출저감 자발적협약 체결, 정보교류회 활동 등 화학물질의 환경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협력과 자발적협약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배출저감기술(LDAR, RTO 등) 등 자발적인 배출저감 활동이 더욱 요구된다. 유해화학물질은 온산국가산업단지, 석유화학공단 어디서나 그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농도가 낮다 하더라도 오염물질이 광범위할 뿐 아니라 복잡다단하게 얽힐 경우 상승작용을 일으켜 즉각적인 대처방안을 찾을 수 없는 것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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