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 11일 이틀간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열린 '세계 속에서의 새마을운동에 관한 기원, 현재 및 미래조망'에 관한 2008한국새마을학회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관계자 및 국내외 학자 400여명이 참석했으며 특히 영국, 중국, 라오스, 일본, 콩고, 인도, 마카오, 필리핀, 대만, 베트남, 네팔, 몽고, UN 거버넌스센터 등 각국 새마을 관계 학자들의 다양한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전개되고 있는 새마을운동의 실상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1960년대 초 우리나라는 아시아의 스리랑카, 아프리카의 가나(Ghana) 보다도 못사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보다 수십배 더 잘 살게 됐고, 그 이유 중의 하나는 근면, 자조, 협동 정신을 기본바탕으로 하는 새마을운동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개발도상국가들은 새마을운동을 자국의 발전모델로 삼고 있으며 아울러 대규모 연수단을 한국에 보내 새마을운동을 배워 가고 있다. 그리고 UN에서는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가들에게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접목시켜 나가기를 바라는 권고안을 내기도 한다.

새마을운동중앙회에 따르면 2007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다녀간 외국인은 133개국 4만5375명에 이르고, 새마을중앙연수원에서 합숙교육을 받은 사람은 72개국 2260명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중국은 2006년 2월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한 국가지도자 200여명이 새마을운동을 학습 받은 바 있고, 중국이 농촌개발을 위해 채택한 신농촌건설정책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모델로 하기도 했다. 또 앞으로 3만여명의 지도자를 한국에 파견해 새마을 교육과 현장을 견학할 계획이며, 500여명은 이미 한국을 방문해 새마을 교육을 받았다.

이 같은 새마을운동의 세계화에 따라 한국새마을학회에서는 새마을정신의 실천과 이에 기초한 지역사회 발전모델로서의 새마을학 정립에 바탕을 두고 그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처럼 새마을운동의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이를 처음 제창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알게 모르게 피와 땀을 흘린 수많은 숨은 공로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우리 민족의 남다른 정신이 깔려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된다. 우리 민족은 옛부터 길흉사에는 함께 즐기고 슬퍼하며, 국난이 닥쳤을 때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극복해온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민족이다.

특히 우리는 서울올림픽과 월드컵 대회를 성공리에 치르고 이번 북경올림픽에서는 세계 7위라는 괄목할 성적을 거두며 세계경제 13위권의 경제대국이 됐다. 그러나 외국에 나가보면 우리 문화와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외국인들의 눈에는 중국이나 일본의 속국 내지 식민지로 살아오다 6·25전쟁을 겪은 뒤 데모나 하는 나라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아는 것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만큼 안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우리 자신을 알고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게 하는 일에 모두 힘쓸 때가 왔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일제치하에 있을 때 인도 시인 타고르는 그 찬란했던 동방의 등불이 우리나라에서 다시 켜질 것이라고 했으며, 루마니아의 '25시' 작가 게오르규 신부는 지난 80년대 프랑스의 한 주간지에서 '21세기 이후 세계를 이끌어갈 이념은 어떤 종교도 아닌 홍익정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마을운동의 세계화 과정과 새마을학으로 발돋움 하는 시점에서 이제야말로 홍익정신에 바탕을 둔 우리 한민족의 뿌리문화도 더불어 함께 전개해 나감으로써 새마을운동을 확산시키고 세계 인류의 평화와 공영에 이바지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종직 울산비전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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