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휘발성유기화합물(VOC)과 악취
악취-VOC 배출업소 구분 체계적 대기관리
기상분석 취약시기 공단악취 저감노력 집중
자율순찰반 가동·종합상황실 운영 민원 줄어
울산의 악취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는 악취를 줄이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기울였다. 통상 봄에 있어왔던 석유화학단지의 정기보수 시기를 가을로 늦추고 심각한 문제가 있는 공장은 아예 가동을 껐다. 울산의 악취문제는 당시만 해도 시민들 사이에 휘발성유기화합물과 분리되지 않은 채 통합된 개념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던 울산의 악취문제는 검찰이 한 차례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펼치면서 새롭게 인식됐다.
악취와 휘발성유기화합물을 개념적으로 정리하자면 악취물질은 개인의 주관적 차이에 의해 불쾌감을 느끼는 모든 물질이라고 할 수 있고,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은 인위적으로 생산되는 화학물질로 광화학반응에 의해 오존전구물질을 생성하고 발암 등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주는 물질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벤젠 등 37종을 휘발성 유기화합물질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현재 울산지역의 악취배출업소는 390개소,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 사업장은 184개소다. 울산의 경우 대규모 정유·석유화학·비료·자동차·조선업 등 다양한 악취 및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사업장이 국가산업단지에 밀집해 있다. 울산시는 악취단속을 통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배출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울산지역의 국가산업단지는 해안에 위치해 있어 바닷바람이 불면 악취가 도심 등 시가지로 확산돼 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여름철에 폭염주의보 등 이상기후가 계속되는 가운데 습도가 높은 남풍과 남동풍이 불면 도심은 공단악취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된다.
울산의 경우 최근 30년간의 기상을 분석한 결과 겨울에는 북태평양 기단에 의한 북서풍이 많이 불고, 여름에는 오츠크기단에 의한 남동풍이 주로 분다. 시가지로 악취를 이동시키는 바람은 남풍과 남동풍으로, 봄과 여름이 취약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울산지역에서 2개 동 이상에서 동시에 악취민원이 발생한 건수는 지난 2001년 17건에서 2002년 6건, 2003년 3건, 2005~2006년 0건, 2007년 1건, 2008년 1건 등으로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 동안 악취민원이 주로 발생했던 지역은 공단과 인접한 삼산동, 야음동, 선암동, 북구 아산로, 울주군 오대·오천마을, 산성마을 등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의 악취와 곡물·사료냄새 등이 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많이 감지된 악취물질은 초산류로 악취민원의 20%에 이르고 있다.
삼산동의 경우 암모니아, 아민류, 메르캅탄, 곡물사료, 초산 등이 주요 원인물질이고, 여천·선암·야음·신정동은 스틸렌, 초산, 암모니아, 벤젠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아산로는 알데히드류, 벤젠, 아민류, 코아류, 페인트 등이, 온산 일대는 아민류, 암모니아, 코아류, 벤젠, 메르캅탄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울산은 지난 2005년 3월17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와 온산국가산업단지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고시돼 엄격한 배출허용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시는 이와 관련, 올해 5월 조례를 개정해 지정악취물질을 기존 12개에서 오는 2010까지 연차적으로 22개로 늘리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그러나 울산전역에 악취가 나타나면 어느 사업장에서 발생한 것인지를 찾아내기가 힘들고, 더욱이 악취가 순간적으로 발생했다가 사라지고 나면 원인자를 추적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시는 공단내 기업체 관계자들로 자율순찰반을 가동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또 4월부터 10월까지 시 본청과 구·군 환경관련 부서에 악취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85개 악취발생 기업체들의 정기보수 시기를 계절별로 조정해 악취가 바다쪽으로 날아가도록 유도하는 방법도 도입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악취배출업소 390개사,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업체 184개사를 대상으로 지도·점검을 실시해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8개소에 대해 개선명령과 개선권고 조치를 했다. 지난해는 17개소를 적발한 바 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