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0여 년 전에 부산에서 이사 와서 현재 울산시 동구에 살고 있는데 울산에 있는 공단주변을 지날 때마다 매번 원인 불명의 악취를 접하고는 자동차 창문을 닫곤 했다. 이 악취의 주요 원인 중의 하나가 VOCS라는 사실은 최근에야 알았다.

VOCS는 자동차 연료인 휘발유나 경유뿐만 아니라 각종 유기용제 및 합성화학물질의 주성분이다. 그러므로 VOCS는 배출원이 다양하고 우리 생활과 밀접하여 언제 어디서나 노출되기 쉬운 오염물질이다.

또한 벤젠 등 일부 VOCS는 그 자체로 독성을 나타내거나 발암성 또는 돌연변이성 같은 건강에 악영향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에틸렌 등은 대기중에서 이산화질소(NO2)가 광화학반응에 의하여 오존(O3)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주요한 전구물질로 작용한다.

또한 지구온난화 등 지구환경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주요 물질로 작용하기 때문에 도시대기에서의 VOCS의 농도 파악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울산지역은 타 지역과 달리 석유화학산업과 조선업종 등 국가 주요공단이 밀집한 지역이라 타 지역에 비해 악취 등 VOCS의 문제점이 큰 지역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울산시에서도 VOCS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오래전부터 VOCS의 저감정책을 연구하여 지역 내 VOCS 발생업소를 파악하고 울산·미포 및 온산국가산업단지내의 VOCS 배출시설 설치사업장에 대하여 1997년부터 규제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규제는 농도규제가 아니고 시설규제로 되어 있어 실질적인 저감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에는 어려움이 따를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느끼는 실제 체감환경은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VOCS를 주기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광화학오염물질측정망은 수도권에만 있으며 울산지역에서는 아직까지 주기적인 측정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울산시에서는 태화강마스터플랜이나 울산대공원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하여 울산시의 환경을 많이 개선시켜, 울산시민이나 외지인들이 공해도시라는 울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민들이 출퇴근하거나 외지인들이 울산을 처음 방문하였을 때 악취를 느낀다면 공해도시라는 이미지는 전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울산시의 환경정책을 면밀히 검토하여 VOCS에 대한 오염원의 대대적인 조사와 함께 악취 등 시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환경 뿐만 아니라 VOCS을 근원적으로 줄이기 위한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유철인 울산대 의대 산업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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