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울산지역 대기환경과 측정소

 

공단과 인접한 주거지역 오염사고 노출 위험
산업·주거·상업지역 별도 대기질 관리 필요
기업체 자발적인 감축 유도책도 지속 추진을

울산은 지난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되면서 환경오염의 대명사가 돼 왔다. 세계적으로 그 악명이 널리 알려지면서 ‘죽음의 도시’로 낙인찍혔다. 지난 1986년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기특별대책지역으로 선포돼 그 악명을 다시금 입증했다. 그만큼 울산은 대표적인 오염도시였고, 정부에서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울산은 지금 서울이나 대구, 인천 보다도 쾌적한 환경오염 극복의 대표적인 도시가 됐다. 특히 오물이 둥둥 떠 다니던 태화강을 ‘생명의 강’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울산은 생태도시로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은 아직도 남은 과제를 많이 안고 있다. 거대한 산업단지가 주거지역과 바로 붙어있음으로 인해 항상 오염사고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른 체계적인 대기 관리도 숙제로 존재하고 있다.

울산의 대기환경은 15개 대기오염자동측정망에 의해 시시각각 측정되고 있다.

중구는 성남동 울산의용소방대 옥상 1곳, 남구는 시청 옥상, 부곡동 대경기계기술 옥상, 무거2동사무소 옥상, 삼산동사무소 옥상, 야음동 울산세관 옥상, 여천동 삼미종합특수강 옥상, 신정동 학성고등학교 교문 옆, 매암동 고래연구센터 옥상 등 8곳이 설치돼 있다.

동구는 대송동사무소 옥상 1곳, 북구는 농소1동사무소 옥상, 효문펌프장 옥상 등 2곳, 울주군은 온산읍 화산리 풍산금속 부지내, 청량면 상남리 청량면사무소 옥상, 온산읍사무소 옥상 등 3곳이 있다.

이들 가운데 대기중 중금속을 측정할 수 있는 곳은 시청 옥상과 울산세관 옥상, 삼미종합특수강 옥상, 온산읍사무소 옥상 등 4곳이며,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측정할 수 있는 곳은 시청옥상, 무거2동사무소 옥상, 삼산동사무소 옥상, 대송동사무소 옥상, 온산읍사무소 옥상 등 5곳이다.

이들 오염측정망의 자료에 따르면 울산의 대기오염도 수준은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4위다. 올들어 6월까지의 울산지역 아황산가스와 오존,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농도 등을 종합하면 울산은 평가점수 19점으로 대전, 광주, 부산 다음으로 대기가 맑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같은 결과는 대규모 국가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상대적으로 매우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의 경우 측정소 가운데 4개가 공업지역에 설치돼 있고 녹지지역에는 1곳도 없지만 다른 곳은 공업지역에는 측정소가 아예 없고 녹지지역에 2개씩 설치돼 있는 경우도 있다”며 직접적인 비교에서 울산이 크게 불리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기업체가 밀집한 울산에서는 주거지역과 공업지역간의 아황산가스 농도가 아직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올들어 10월까지 울산지역의 측정소 가운데 공업지역의 아황산가스 평균 농도는 0.013ppm을 보인 반면 주거지역은 이보다 훨씬 낮은 0.007ppm, 상업지역은 0.006ppm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주거지역이 0.011ppm, 상업지역이 0.008ppm을 기록한데 반해 공업지역은 월등히 높은 0.021ppm을 나타내 대조를 보였다.

이처럼 시내와 공단간의 대기오염 수준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환경 관계자들은 “산업단지 지역과 시내지역이 엄연히 다른데, 이를 평균해서 한 도시의 대기오염도를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산업단지는 산업단지대로,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은 또 별도로 평가해 대기질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울산시는 지역의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기업체들과 자율환경관리협약을 맺어 아황산가스 등의 배출량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울산지역 4830개 기업체들은 대기와 수질, 악취 등의 저감사업에 모두 4조8879억여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286개 업체가 4700억여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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