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도하가부터 기형도까지 정리 <시에 잠긴 한국인의 생각>

 

한국시의 발자취 일목요연 간파 작품흐름·기법 입체적 해석

제3회 2008년도 창릉문학상 수상작으로 문학평론가 김선학(사진) 교수의 <시에 잠긴 한국인의 생각>이 선정됐다.

창릉문학상 운영위원회(회장 이수만)는 울산 송정동 출신의 유학자인 고 창릉 박용진(1902~1988)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지역 문인들의 창작의욕을 높이기 위해 2006년 제정한 창릉문학상 수상자로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국어국문학과 김선학 교수를 선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올해 수상작 심사를 맡은 이근식 시인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문학을 수려한 문치(文致)와 핵심을 정확한 논리로 진단한 시론으로 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며 “오늘날 한국시가 걸어온 근원과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간파해 한국시의 다양하고 풍부한 모습을 체계화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시에 잠긴 한국인의 생각>은 ‘공무도하가’ ‘제망매가’ ‘풍요’ 등의 옛 시가를 비롯해 한용운, 이육사, 서정주, 김달진, 박목월 등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시인, 김어수, 김지하, 송혁 등 불교 사상을 노래한 시인, 김수영, 황동규, 기형도, 등 서정성을 사상으로 승화시킨 시인 등의 작품과 기법을 입체적으로 해석했다.

김 교수는 “박용진 선생이 가진 학문의 깊이만큼 이루지도 못하고, 변두리로 밀려난 문학을 제자리로 갖다 놓지도 못했는데 이런 상을 받게 돼서 부끄러울 뿐”이라며 “이 어려운 시기에 문학을 함께 하고 있는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하고 함께 이 기쁨을 하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평론가 김선학 교수는 80년대초 ‘현대문학’에 신동욱 문학평론가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평론집으로 <비평정신과 삶의 인식>(문학세계), <현실과 언어의 그물>(민음사), <범부의 문학과 불교의 주변>(동국대역경원) 등을 출간했고, 대한민국 문학상(평론부문) 등을 수상했다.

창릉문학상은 도산서원, 도동서원 원장을 지내고 울산향교, 언양향교 중수기 등에 많은 시문을 남긴 고 창릉 박용진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영남 문인들의 창작의욕을 높이기 위해 선생의 자제인 박종해 전 울산예총 회장이 사재 5000만원을 들여 제정한 상이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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