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경제 분위기로 한 달 넘게 우울한 소식으로 꽉 차 있다. 미래에 대한 전망도 하나같이 어두운 지표들로만 제시되고 있다.

전례 없는 지금의 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지표도 하나 둘 나타나고 곧 우리 가계를 위협하리라 예고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이은 소비지출의 감소와 기업실적의 부진, 고용여건의 악화라는 악순환의 사이클이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청년층의 일자리는 1년 전과 비교해 대폭 줄어든 반면, 40·50대의 일자리는 늘어났다는 통계청의 발표는 경기침체로 신규고용은 줄어들고 임시직, 일용직 등 단발성 일자리가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청년층은 신규채용의 축소로 인한 취업난에, 중장년층은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고용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고용의 문제는 일자리 창출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런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암초가 많다. 구직자와 기업현장의 일자리 수급 불균형, 열악한 창업환경에다 시장여건까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08년 월드 뱅크(World Bank)의 사업환경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창업부문은 전체 181개국 중 126위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시장 환경도 만만치 않다. 지금은 국경과 시장의 경계가 모호해져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다. 국내시장에서조차 초일류 외국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다. 따라서 경쟁력 있는 상품, 잘 만들어진 상품이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변여건이 좋지 않을수록 경쟁력을 갖춘 ‘기술 창업’이 창업의 성공률을 높이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고용문제 해소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정부는 과거 IMF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대안으로 ‘창업’을 내걸었고, 올해는 정부의 본격적인 창업보육사업이 시행된 지 꼭 10년째 되는 해이다. 중소기업청의 BI(business incubator)를 통한 창업보육사업은 지난 10년간 우리의 벤처산업과 고용창출에 기여함은 물론 창업 성공률을 일반 창업의 2배 정도로 높였다. BI가 배출한 스타기업으로 세계 200대 중소기업으로 인정받은 바 있는 디지털영상저장장치 생산업체인 ‘아이디스’나 게임포털 부문의 ‘네오위즈’는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 두 기업의 성장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불황기라고 긴축경영으로 움츠릴 때, 공격적인 투자로 다가올 미래의 성장기회를 한 발 앞서 선점한 결과다. 시장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기술적 강점을 최대화하여 키워온 핵심역량은 이제 외부의 모방에도 좀처럼 타격을 받지 않는다. 10년 후 다시 찾아온 지금의 위기에도 매출이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

무한경쟁에다 경쟁자조차도 예측이 되지 않고 업종의 영역까지도 모호한 것이 현대사회다. 대형마트가 백화점의 주요 경쟁자가 되고 남자가 화장을 하는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이 우리 앞에 있다. 시장이 무한하기에 기회 또한 무한하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고 한다. 지금의 어려움을 ‘10년 만에 찾아온 기회’로 인식하고 미래 비젼을 창의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계해가는 장수기업, 100년 기업을 다시 한 번 우리 기술중소기업에 기대해 본다.

양봉환 부울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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