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에서 일어나는 환경 관련 사건·사고가 있는 곳에서는 언제나 서토덕씨(37·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를 만날 수 있다. "환경을 살려야만 인간이 인간답게 살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남산 살리기,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오염된 온산공단 토양과 생태계 복원 등 올 한해동안 울산에서 일어난 굵직한 이슈가 있는 현장마다 온몸으로 뛰어 다녔다. 1인 시위에서부터 해당 행정이나 기업의 개선 요구, 대안 제시에 이르기까지 투사같은 행동대원이 되기도 하고 전문가가 돼 진지하게 토론을 펼치기도 한다.

 그는 울산토박이가 아니다. 지난 2월 울산에 첫발로 들여 놓았다. 하지만 울산에 대한 애착은 어느 누구 못지않다. 울산을 알아야만 울산환경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울산을 배워 가면서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만큼 더 발로 뛰고 있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그를 울산 "환경지킴이"라고 칭하는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부산환경운동연합에서 조직팀장을 맡아 3년여 일하다가 울산환경운동연합에서 실무담당자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울산을 찾아왔다. 환경문제에 있어 지역이 무슨 상관이 있으며 어디에서 일을 하든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는 생각이었다. 울산은 환경문제라면 전국에서 제일 먼저 부각되는 지역이라는 도전적인 생각도 한몫했다.

 "울산은 다른 도시와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이중적인 파괴가 이뤄지고 있는 열악한 환경을 가진 곳입니다. 개발과 도시화에 따른 필연적인 자연환경 훼손에다 울산미포공단과 온산공단의 존재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환경피괴 속도가 어느 도시보다 심각한 곳이죠. 하지만 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이 높고 태화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생태도시로서의 가능성은 어느 곳보다 높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는 울산이 친환경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연적인 환경을 적절히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울산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부각시키면서 태화강과 울산대공원을 테마가 있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오염 대명사로 전국에 알려져 있는 오명을 상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6월5일에는 태화강을 제대로 알고 지켜나가자는 뜻에서 태화다리 아래에서 헤엄쳐 강 건너기 행사를 가졌다. 시커먼 물빛이 다소 공포스럽고 떠다니는 부유물 때문에 헤엄치기가 쉽지 않았지만 체험행사를 완료했다. 울산의 젖줄에 대한 공부와 체험행사, 생활오수 줄이기 등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각인했다.

 "울산은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과 남산, 바다를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활용도도 낮은 편이고 울산시민들이 그 자원에 대해 그렇게 소중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점이 안타깝습니다"

 오염실태를 보고 자원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12월 한달동안 매주 토요일 철새를 탐조하고 보고 느낀 점을 발표하는 환경스케치를 마련하고 있다.

 그는 콘크리트속에서 살아온 아이들이 자연환경의 순환계를 이해하지 못해 소똥과 지렁이를 더럽고 징그러운 것으로만 보고 만지지도 못할 때는 안타깝기만 하다. 매번 행사때마다 아이들에게서 정서적 토양의 부족을 실감한다.

 태화강을 오염시키는 주범인 생활오수 줄이기 운동도 꾸준히 펴 나갈 계획이다. 한때의 캠페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 계획을 마련해 시민들의 의식을 개선시키는데 주력해 나갈 예정이다.

 그가 주장하는 환경운동은 그리 거창하지 않다. 시민 개개인이 일상 속에서 자연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 자체가 환경운동의 시작이라고 본다. 담배꽁초를 버리지 않는 것에서부터 합성세제 사용 자제, 일회용품 줄이기 등 실천적 환경운동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상 생활속의 환경운동은 직접적인 오염원을 줄이는데 일차적으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행정이 추진하는 환경정책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질의 풍요로 잃어버리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환경의 파괴와 함께 정신적 빈곤이 점차 커지고 있죠. 이것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라는 인식의 "사고의 대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울산이 내세울만한 정체성인 상징을 찾아 가꿔 나가는 것도 환경정책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급작스런 발전과 인구증가에 따라 퇴색돼 버린 역사성이나 유적의 가치 등을 제대로 복원해야만 정체성이 확립되고 그것이 울산사랑으로, 환경을 보존하는 실천으로 연계된다고 믿는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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