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남구 성암동 선수마을(하)
개운포성·세죽 패총·처용암 등 유적 산재
자유무역지역 개발·유적지 복원 병행해야
망향동산에 산업단지 이전의 울산 재현을

▲ 1992년 다운동 일대로 이주할 당시의 선수마을 전경. 이곳은 개운포성지의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현재 가옥은 철거되고 터만 남아 있다.
외황강 하류 인근 세죽 마을, 처용암 맞은편에 패총이 발견되어 동국대박문관 팀의 발굴조사(2000년)에 의하면 해수면 하에서 확인된 신석기시대의 유물포함층으로 물이 들고 나는 바닷가에 형성된 패총이다.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결과 상한 BC 5350±100~하한 BC 5250±100의 결과가 나왔다. 패총의 발굴로 그동안 동해안 지역 선사시대 생활상의 원형에 보다 가깝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패총은 선사인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를 모아놓은 곳으로 생활과 관련된 유물들이 조개껍데기에 묻혀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된 채 발견됐다.

부산 동삼동 최하층 유적과 비슷한 시기의 유적으로 부산 동삼동 패총전시관과 유사한 패총전시관 건립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본다.

성암동 개운포성 주위 외황강변 에서도 신석기 시대의 융기문 토기 패총이 발견됐다.(1999.6) 이것이 성암 패총이다. 신라대학교 박물관 학술조사단 (단장 안춘배교수)에 의하면 “태토의 성격상 신석기 시대초기인 기원전 5000년께의 것으로 판단되며 보존상태가 양호한 이 유적은 우리나라의 신석기시대 융기문 토기 문화의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밝혀줄 뿐만 아니라 신석기시대 한·일 교류의 양상을 규명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는 중요한 유적이 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말했다.

#개운포성 복원사업

개운포 성은 조선 전기 경상좌도 수군절도사의 영성이 있었던 해군성터였다. 비슷한 시기에 수군만호의 진성도 여기에 있었다.

이 성은 돌로 쌓은 내성과 흙으로 쌓은 외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내성은 골짜기를 감싸고 있는 포곡식 성으로 둘레는 1270미터이다.

▲ 필자(왼쪽 두번째)가 ‘마을의 고향 선수’ 책자를 만들기 위해 1992년 4월26일 동네를 촬영한 뒤 개운회 회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개운포에는 1656년 (효종7년)부터 대한제국 말까지 군함을 만들고 정박시켰던 선소(船所)가 있었다.

남구청은 2000년 성지 지형실측 및 도면을 작성하여 복원계획 7개년(2001~2007) 계획을 수립하였다.

2002년 3월11~6월25일(현장조사 45일간) 동문지, 서문지 및 남성벽 Ⅰ, Ⅱ구조 조사를 울산발전연구원에서 실시하였으며 동문지에서는 문지 안쪽과 입구에서 막새기와, 명문기와, 평기와, 전돌, ‘密陽長興庫’라는 명문이 있는 배자접시 등이 발견되었다.

서문지에서는 2차 증축된 석축시설주변에서 기와가 무더기로 확인되었고 백자도 접시, 편병, 변형 백자 등이 확인되었다.

2005년 2월에 실시한 2차 학술조사는 북문지 동쪽체성 내부 건물지 방어시설 등을 조사하였고 보고서까지 작성되었으나 남구청 에서는 2006년 말 국비 및 시비 3억 4000만원 (국비2억, 시비 1억4000만원)을 반납하고 사업을 중단시켰다. 문화유적 보존 발굴은 뒤로하고 말로만 문화행정을 편다고 하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울산시 에서는 직접 조속히 개운포성을 복원해야 한다.

개운포 성지 주변은 주민들이 보상을 받고 이주하여 민간인이 살고 있지 않아 사유지가 적다. 공사하는 동안 민원이 발생할 걱정이 없어 사업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앞으로 들어설 자유무역지역과 더불어 외황강에 맑은물이 흐르고 강주변을 현대(미포산업단지,온산공단,신산업단지,울산자유무역지역)와 고대(처용암, 세죽 패총, 개운포성, 성암 패총 등)가 조화롭게 어울려지는 그야말로 자랑스러운 문화산업도시 건설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

#망향공원 조성

우리 실향민들은 조상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공단으로 내주고 타 지역으로 이주했다. 10여 개 동 3만여 실향민의 애환과 향수를 달래고 옛 추억의 회상과 만남의 장을 가질 수 있는 망향공원조성을 시작해 1차 사업을 마무리 했다.

자연경관과 조화되는 건전한 도시환경의 확보와 지역특성에 부합되는 공원개발로 인근 공단 내 산업역군과 실향민들의 휴양과 정서생활을 향상시키며 쾌적한 여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는 울산 공업단지 조성 전의 울산의 모습을 알려 줄 수 있는 역사의 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박맹우 시장은 1·2차 용역결과를 토대로 금년 9월에 망향 공원 내에 망향탑을 준공하였다. 실향민들에게는 너무나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앞으로 망향전시관 망향정 등을 조속히 건립해 한국공업의 시금석인 울산공단 설립 전의 모습, 오늘의 모습 및 미래의 울산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역사의 교육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늘날의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며 울산만이 가지는 특수한 사업을 펼쳐야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으며 울산시민들이 내 고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망향공원 내의 망향탑 에 새겨진 글을 감상하며 나의고향 마음의 고향 선수로 달려가 본다.

▲ 유용하 서예가

望鄕塔을 세우며

開雲浦 에 구름 걷히면/ 處容岩을 품은 눈 시리도록 푸른 고향바다

그 바다 椿島에 동백꽃 불 붓듯 피면/ 하얀 배꽃이 눈꽃처럼 날리고

주먹만한 배가 주렁주렁 열리던

梅岩 呂川 古沙 夫谷 上開 城岩 黃城 龍淵 南化 龍岑 내 고향

祖國發展과 工業都市로 태어나는/ 蔚山을 위해 공해에 찌든

사랑하는 고향을 두고 떠나온/ 3만여 10개동 그리운 얼굴들

어느 하늘 아래 어떻게 살고 있나요

고향을 그리는 마음과 마음들이/ 바다가 보이는 이곳에

望鄕公園을 마련하고/ 望鄕의 塔을 세웁니다

우리 모두 고향인 듯 반가이 찾아와/ 소중한 뿌리를 가르치고

한줌 한이라도 풀고 가시기를/ 한마음이 되어 빕니다

유용하 서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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