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육지해안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이다. 울산시 울주군은 2000년 1월1일 이곳에서 21세기를 맞는 첫 해맞이 축제를 성대하게 개최했다. 그 후 매년 1월1일이면 이곳에서 어김없이 해맞이 축제를 재연하고 있다.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오는 31일 오후 2시부터 내년 1월1일 오전 10시까지 간절곶 등대 일원에서 ‘2003년 간절곶 한반도 해맞이 대축제’를 연다.

 해맞이 축제는 전체가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전야제 행사로 31일 오후 2시부터 새끼중 소망달기, 무료 셀프 카페 운영, 제기차기, 널뛰기 등의 전통놀이와 읍·면 대표와 관광객 선발 팀이 겨루는 간절곶 가요제가 준비돼 있다. 2부는 재야행사로 "기대 회상, 희망, 비상"을 주제로 31일 오후 10시30분부터 퓨전 영상 쇼를 가미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새해 자정 카운트다운, 대고, 타고(북울림) 및 불꽃놀이 등이 펼쳐진다. 3부는 본격 해맞이 행사로 내년 1월1일 오전 6시40분부터 오전 8시까지 한해의 소망을 기원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돼 있다.

 그런데 간절곶 해맞이 행사를 앞두고 벌써부터 바가지 상혼이 성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행사장 일대 숙박업소들이 새해 일출을 보려는 행락객들을 대상으로 예약을 받으면서 평소보다 2~3배 이상 비싼 바가지 요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울산시와 각 구·군 홈페이지 등에는 최근 들어 해맞이 행사장 일대 숙박업소의 바가지 요금 단속을 요구하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보다 심각한 것은 숙박업소 바가지 요금 문제가 간절곶 일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북구 정자해변과 동구 대왕암 공원 일대의 숙박업소들도 숙박비를 평소의 3배 이상 받고 있다고 한다. 일부 숙박업소는 손님을 더 받기 위해 5인 이상 단체 손님만 제한적으로 예약을 받고, 그것도 직접 방문시에만 해당이 된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상행위가 아닐 수 없다. 해맞이 축제가 무엇인가. 한해를 새롭게 맞기 위한 성스러운 축제가 아닌가. 더구나 해맞이 축제는 성격상 시민들의 참여 없이는 아무 의미도 없다. 그런데도 몇 푼 더 벌겠다고 바가지 요금으로 횡포를 부리는 것은 스스로를 추하게 만드는 짓이다. 숙박업자들이여, 간절히 바라옵건데, 제발 정직하시라. 그리하여 해맞이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양심있는 숙박업자로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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