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겨울이야기 속으로

백설이 소복이 쌓여 있는 새하얀 능선, 나뭇가지마다 곱게 피어난 눈꽃들, 설빙이 주렁주렁 매달린 구상나무 고목, 은빛 비단을 깔아놓은 듯한 장쾌한 설원.

겨울 한라산에 순백색의 ‘동화 나라’가 열렸다.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었던 드넓은 산천엔 탐스러운 솜사탕 같이 백설이 내려앉아 화사한 설경의 겨울 산으로 치장했다.

꽃이 저보다 아름다울까?

매혹적인 설화를 지켜보면 그저 감탄사만이 나올 뿐이다.

처마 밑 고드름처럼 나뭇가지마다 매달린 상고대는 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경이로운 축복이다.

햇살을 받은 상고대는 마치 바닷속 산호초처럼 환상적인 은빛으로 영롱거린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의 한라산도 화려하지만 겨울의 순백에 비할 바가 아니다.

산천의 눈꽃 세상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이 곳이 동화속의 설국(雪國)에 온 듯한 환상에 빠진다.

글=차형석 stevecha@ 사진=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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