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창원 지역홍보연구소 소장
간절곶을 찾는 관광객에게 문화관광 체험을 겸한 차(茶)가 있는 문화쉼터를 마련하고자 이 곳 관광기념품센터 이층으로 자리를 옮긴지도 몇 달이 됐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관광지로서 간절곶을 나름대로 연구하며 느낀 점이 있다. 관광기념품센터의 내용을 꾸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에워싸고 있는 통합적 환경도 아울러 챙겨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건물 베란다에서 바라 본 등대며 그 아래 펼쳐진 잔디광장과 우거진 해송과 억새밭, 갯바위를 거쳐 바다로 이어지는 정경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간절곶의 전형적인 풍광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경관을 가로막는 해안 도로변의 전신주와 전선, 경사진 아스팔트 진입로의 옹벽과 가드레일, 입간판 등은 방문객에게 위압감을 주는 듯 했는데, 승용차가 진입을 시도하다가 거의가 되돌아 가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었다.

다행히 이와 같은 문제점은 내년 초부터 울주군에서 시행하는 전선지중화사업과 해변 횟집이 철거된 일대의 경관 복원과 아울러 개선될 수 있으리라 본다.

간절곶에 몽돌밭이 있다고 하면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자나 주전의 몽돌처럼 옹골차진 않으나 등대 아래 갯바위에서 방파제 어항에 걸쳐 드리워져 있다. 그간 인근 옛 축양장의 콘크리트 배수관로와 횟집 배수파이프가 어지러이 널려 있었고, 파도에 밀려든 것과 관광객이 버린 쓰레기에 묻혀 몽돌밭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가 없었다.

비록 방치된 자연환경일지라도 민간이 관심을 가지면 상당 부분은 개선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간 몇 달 동안 틈나는대로 몽돌밭을 헤집고 다녔다.

옛 횟집 배수파이프를 걷어내고 쓰레기와 콘크리트 돌덩이를 주워 담았다. 차츰 몽돌밭의 속살이 드러날 즈음, 울주군에서 해안경관 산책로를 조성하면서 축양장 배수관로와 콘크리트 구조물 등을 정비해 몽돌밭 해안선이 말끔하게 이어졌다.

해돋이 명소 간절곶은 장소성이 매우 큰 만큼, 구성하고 있는 그 모든 요소가 소중하다.

더욱이 몽돌밭이 펼쳐져 있다는건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니다. 그것은 여러 해안 친수공간 가운데 깨끗하고 너른 몽돌밭 만큼 효과적인 다중 집합장소도 드물기 때문이다.

한 달 전 마산 모 사찰에서 200여명의 신도들이 방생법회를 가지기 위해 간절곶 몽돌밭을 찾았다.

방생을 마치고 음식을 나누면서 쓰레기를 되가져 가는 모습을 보고 스님에게 말을 건넸다. 다음에 오실 때는 신도들이 각자 자기 주변의 몽돌을 가져와 ‘방생’하도록 하는게 어떠냐고 했다. 스님은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는데 자연 만물을 아끼는 방생의 참뜻과 닿아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내친 김에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새해 해돋이 행사에 간절곶에 오는 모든 시민들이 몇 개씩의 몽돌을 가져 왔으면 어떨까.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새해에 바라는 바도 많을 것이다. 몽돌에 그러한 소망을 담아 다글거리는 아침바다에 실어보는 것도 한 해를 맞이하는 또 다른 의미가 되리라 믿는다.

서창원 지역홍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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