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위기를 둘러싼 한반도 긴장기류가 갈수록심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북한은 북핵위기 해소를 위한 핵당사국 문제를 놓고 첨예한 입장차이를 보이며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는 29일 북핵문제는 미-북간 단순 양자현안이 아니며 이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핵심 이해당사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관계된 국제쟁점이라고 지적하고 이해당사국과 하는 핵공조를 토대로 북핵위기에 공동 대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일요일인 이날 NBC, ABC 등 미국 주요 방송과 한 회견을 통해 "북핵문제는 미국과 북한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고 못박고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러시아 및 EU 등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외교적 방식을 통해 대처할 문제라고 못박았다.

 백악관 당국도 북핵문제는 워싱턴-평양간 양자 대화를 통해 해결될 쟁점이 아니라면서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이해당사국 및 EU 등과의 다자 채널을 통해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그 같은 북핵기조에 따라 1월중 제임스 켈리 특사를 한국에 파견하는 한편 일본과 중국, 러시아에도 특사를 보내 파상적인 대북 외교 압박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북한측은 미국의 그 같은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한반도 핵문제는 미국과 북한간 직접 대화를 통해 타결돼야 할 쌍무현안이라고 주장하며 한반도 주변 이해당사국들의 개입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은 한반도 핵문제가 북-미 사이에 타결되어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성격의 문제인 것처럼 왜곡된 여론을 유포하고 있다"며 "일부 서방 나라도 미국의 논조를 그대로 되받아 넘기며 국제적 합의 위반이니, 의무 이행촉구니 하면서 문제 해결에 엄중한 장애를 조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북한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 가능성의 퇴로를 완전 차단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유엔을 비롯해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과 다자 외교 채널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반면 북한측은 미-북 직접 대화를 완강히 고수하며 핵협의당사국 접근방법을 놓고 외교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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