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해는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한·일 월드컵축구,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제16대 대통령선거 등 4대 행사가 국민적 관심사로 계속 부각됐다. 이같은 이벤트 덕분에 올해는 어느 해보다 대체로 평온한 치안상태를 유지했지만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사고는 어김없이 발생했다.

 □울산의 올 한해 사건·사고

 △SOFA 개정요구 시위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해 주한미군 재판부가 무죄 평결을 하면서 울산에서도 불평등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했다. 미군 장갑차에 의한 이 사건은 전국적인 반미시위로 이어졌고 제16대 대통령선거 과정의 최대쟁점으로 부상해 한·미관계 재설정이 숙제로 남게 됐다.

 △심완구 전시장 구속수감

 택지분양 등의 사업상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5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6월24일 대검 중수부에 의해 소환돼 조사를 받은 뒤 같은달 26일 구속 수감했다. 징역 5년 및 추징금 3억원을 선고받은 심 전시장은 지병 치료를 위해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놓고 있으나 계속 결백을 주장해 최종 판결이 주목된다.

 △카파라치 기승

 교통법규 위반차량을 전문적으로 신고해 거액의 보상금을 받아가는 전문 신고꾼들의 행태가 일년 내내 사회적인 찬반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울산지방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는 도마에 올랐고 경찰청의 내년 신고보상금 예산안이 삭감되면서 올해말로 지급이 중단된다.

 △기초단체장·시의원 차량압류

 이갑용 동구청장과 이종범·송시상·윤종오 울산시의원 등 4명이 교통위반 범칙금과 환경개선부담금을 내지 않고 버티다 지난 7월말 언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6·13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들은 차량을 압류당했거나 과태료를 물지 않고 있다가 지방자치시대 주민대표의 자질과 도덕성을 의심받기도 했다.

 △학교공사 뇌물비리 무더기 징계

 학교시설공사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는 교장과 행정실장 등 11명이 구속되고 100만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조사된 32명에 대한 징계요구가 지난 1월15일 검찰에서 이뤄졌다. 시공하지도 않은 공사비마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교직사회의 낯뜨거운 기강해이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냇물·지하수 데운 온천수 파동

 울주군 상북면 등억온천지구내 일부 업소가 지하수와 냇물을 온천수에 섞어 공급해온 것으로 확인돼 온천수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해당 업주 2명과 온천개발조합장 등 모두 3명이 구속 또는 불구속되면서 일단락됐으나 온천지구 고시과정의 문제점을 되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다단계 판매영업 교사 철퇴

 울산시교육청이 지난 3월 실시한 특별감사에서 다단계 판매영업을 해온 교사 26명이 적발돼 가담정도에 따라 4명이 징계를 받고 2명은 경고, 2명은 주의를 받았다. 학부모에게 다단계를 전수했거나 물품을 팔아온 이들은 교사 직분을 이용해 수업결손과 돈벌이에 급급했다는 비난을 자초하기에 이르렀다.

 △800억원대 금융사기 59명 적발

 국내 유명 벤처기업과 해외 외식사업 등에 투자해 높은 이자를 준다며 가정주부, 실직자 등 8천205명으로부터 814억4천만원을 유치한 유사수신업체 일당 59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신규투자금으로 기존 투자금의 이자와 유치수당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빼돌리는 수법의 이같은 범죄가 올해 울산에서 더욱 기승을 부렸다.

 △관공서 잇단 도둑

 울산시청에서 지난 5월5일 처음 시작된 절도사건이 7월17일 남구청, 8월11일 북구청에서도 발생하면서 관공서의 보안체제와 공직기강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행정기관이 도둑에 의해 유린되면서 방범시스템은 강화됐지만 내부를 잘 아는 누군가의 소행으로 짐작할 뿐 범인의 그림자도 못찾고 있다.

 △현중노조 기념품구입 금품수수

 현대중공업 노조간부가 야외침대 등 기념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업자와 짜고 거액을 받은 사실이 경찰수사에서 드러나 시중에 떠돌던 납품비리설이 사실로 드러났다. 깨끗하고 투명해야 할 노조 간부의 노동귀족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이 사건은 노노갈등을 유발했고 결국 집행부 퇴진으로 이어졌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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