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동은 울산관광의 새로운 희망이다. 세계는 한국을 기적의 나라라고 평하는데 그 중심에 울산이 서 있고, 중앙동은 울산의 역사와 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는 원 도심이다. 동헌이 있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객사복원과 미술관까지 세워지면 멋진 문화타운이 형성될 것이다.

이곳에 문화관광 거리를 만들자. 울산은 강과 산, 바다와 산업현장을 함께 볼 수 있는 한국 유일의 관광도시이다. 일 년에 현대차와 현대조선에만 4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데 관광은 산업현장에서만 끝나고 시내관광까지는 연계되지 않고 있다. 특색 있는 볼거리와 기념품 하나 살만한 문화거리가 없기 때문에 매년 수십억의 관광수입을 그대로 흘러 보내고 있는 것이 울산관광의 현주소다.

빌딩이 아무리 올라가도 그곳은 관광코스가 되지 않는다. 세계 어느 도시를 가도 여행객이 먼저 찾는 곳은 그 도시의 옛 거리이다.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뜨, 오스트리아 짤츠브르크의 게테라이데, 캐나다 퀘백의 올드 스트릿, 일본 가나자와의 찻집거리 등 이 모두가 옛 도심 속의 거리이다. 그곳에 가면 부대끼는 인파 속에서도 자기만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거리화가들의 그림과 가게마다 꽃으로 장식한 길, 독특하게 디자인한 간판, 그리고 옛 건축물을 보며 여행의 추억을 담아간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울산에 폐허가 돼 있는 중앙동을 그냥 버려둬서는 안 된다. 중앙동은 한국 제일의 문화거리가 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다 가지고 있는데도 우리는 그것을 외면하고 있다. 폭 6m의 좁은 길과 번영로 입구에서 우정삼거리까지 긴 거리, 옛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골목길, 평균 3층 높이의 건물들이 차 없는 거리를 만들고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최상의 자산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국 어느 도시에도 이렇게 좋은 여건을 가진 곳은 없을 뿐더러 세계를 돌아봐도 흔치않다.

뉴욕에 뿌리 교육재단이라는 단체가 있다. 사업하는 동포들이 한국 2세들에게 민족의 정체성을 심어 주려고 매년 고등학교 2·3학년생 100명을 선발해 한국 관광을 10년째 시키고 있다. 한국의 명승지를 다 돌아보는데 울산 현대중공업에 와서는 충격적인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거대한 선박 앞에 섰을 때 한국관광 어디서도 못 느꼈던 자랑스러운 한국민족의 자긍심을 처음으로 느꼈다는 것이다. 돌아 와서 한글과 한국말을 배우고 친구에게 자기의 조국을 당당히 말 할 수 있는 계기를 울산에서 찾은 것이다. 이것이 한국 관광에서 울산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그런 도시에 제대로 된 쇼핑거리 하나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울산의 문화거리 조성사업은 관광산업이다. 관광은 몇 개의 공장보다 더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모든 도시들이 문화거리 만들기에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차 없는 거리’ 그것 만으로도 엄청난 관광 상품이 된다. 중앙동 옛 국도 7호선에서 울산의 명소 태화루와 태화강 십리대밭길까지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즐기며 걸을 수 있는 거리를 바라는 것이다. 손바닥 만한 곳을 두고 문화거리 운운해서는 안 된다. 좀 크게 그리고 멀리 보자. 이 거리 보다 더 좋은 곳이 있으면 그곳에 만들자. 여러 곳을 지정해 힘을 분산시키지 말고 중론을 한 곳에 모아 울산의 자랑거리를 제대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문화도시 울산포럼’의 첫 제안이다.

관광객이 들어와야 울산을 알릴 수 있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울산에 문화의 멋을 보여야 할 때다.

김종수 문화도시 울산포럼 운영위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