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월이 코앞이다. 새해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세워둔 계획들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기축년 12분의 1이 지나갔다. 앞으로 열한 달이나 남았건만, 지나간 한 달을 돌아보며 시간의 무상함만 탓하기 일쑤다.

지난 한 달간 여유를 가지기는 힘들었을 터. 팍팍한 생활 속에 해가 바뀌고, 설까지 치러냈다. 이번 겨울 동안 자신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면 ‘남도 답사 1번지’로 꼽히는 전남 강진으로의 여행을 추천한다.

강진에서는 남도 어민의 분주함을 느낄 수 있는 겨울바다, 바다 옆 기품 있게 자리 잡은 산, 그 산에 고요히 안겨 있는 사찰, 싱싱한 매생이의 참맛, 다산 정약용의 흔적, 고려청자의 아우라 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지난 설 연휴 동안 꽉 막힌 도로에서 고생했던 이라면, 다소 먼 거리가 부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제 도로는 한산하고, 전쟁 같았던 1월을 보내는 터라 마음도 한결 편안하다.

이번 겨울, 스스로에게 휴식시간을 준 적이 없다면, 더 늦기 전에 남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강진으로 떠나보자. 한반도 땅 끝이지만, 하룻밤 정도 여유가 있다면 주저할 이유는 없다. 그동안 수고 많았던 스스로에게 그 정도 상은 줘도 되지 않겠는가.

허광무기자 ajtwl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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