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우리 이웃 - (5) 다문화 이해교육 Ⅱ

▲ 옥성초등학교는 다문화가정 자녀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문화 이해교육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사진은 다문화 표어 만들기 모습.
각 나라 전통의상 갖춘 다문화 배움터·퀴즈대회로 흥미 북돋워

매달 한 차례 ‘세계음식 체험의 날’ 마련 풍습·음식문화 엿보기

다문화가정 자녀 상담·특별 가정통신문 통해 생활·고민도 나눠

울산시 중구 학성동에 위치한 옥성초등학교(교장 이수룡) 역시 덕신초등학교와 함께 다문화 이해교육 정책연구학교로 지정돼 있다.

두 학교 모두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다문화 이해교육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목적이 같지만 세부적인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각 학교의 특성을 살렸음을 엿볼 수 있다.

옥성초등학교는 전체 607명의 학생 중 7명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다. 특히 결혼이민자들의 국적 또한 페루,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등으로 다양하다.

▲ 옥성초 학생들이 세계 음식 체험의 날 행사 중 하나로 이탈리아 음식을 맛 보고 있다.

이는 중구지역 타 초등학교에 비하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많은 편에 속하지만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만은 않다.

이수룡 교장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일반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다문화 이해가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아직은 소수인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다수를 이해하는 것보다 다수인 학생들이 다문화를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옥성초등학교는 다문화가정 자녀 뿐만 아니라 그 외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다양한 이해교육을 펼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문화 배움터이다. 이는 교실 한 칸을 할애해 만든 것으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학습능력 신장 프로그램을 실시할 뿐만 아니라 그 외 학생들을 위한 배움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 고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문화 탐구 발표대회 모습.

이를 위해 한글공부를 위한 책과 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사전도 각 1권씩 구비돼 있다.

다문화 배움터는 다문화가정 자녀와 학부모들이 언제나 드나들며 비치된 자료로 공부하거나 쉴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또 여러나라의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책과 영상자료 등도 구비돼있다.

이와 함께 다문화 배움터는 외국 지폐에서부터 전통 의상까지 세계 각국의 전통을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물품으로 꾸며져 있다. 이들 물품들 모두 학부모의 기증을 받은 것들이다.

옥성초등학교의 다문화 이해교육은 교과과정이 진행되는 수업 뿐만 아니라 급식시간에도 이어진다.

옥성초등학교는 각 나라의 전통음식을 직접 먹어봄으로써 그 나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한 달에 한 번 ‘세계 음식 체험의 날’을 지정해 다양한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해당 음식과 나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통해 그 나라의 풍습이나 식문화를 엿볼 수 있도록 음식 만드는 과정 등을 동영상이나 안내문 등을 통해 알려주기도 한다.

옥성초등학교는 5~6학년을 대상으로 다문화 탐구 발표대회를 열기도 했다.

▲ 옥성초등학교는 도전 골든벨이라는 퀴즈대회 형식을 빌려 다문화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 정도를 알아보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직접 다문화라는 주제에 대해 여러가지 자료를 수집하고 발표를 준비하면서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한 것으로 각 반별로 진행한 뒤 반 대표를 뽑아 발표대회를 열었다.

다문화 이해교육이 주입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찾아볼 수 있도록 해 교육 효과를 더 배가시켰다.

이 외에도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눠 도전 골든벨과 같은 퀴즈대회 형식을 통해 다문화 이해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재미와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또 외국인과 함께하는 문화체험 교실도 운영한다. 이는 결혼이민자인 학부모 뿐만 아니라 울산대학교 국제교류원 및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나온 외국인 학생 및 결혼이민자 등이 재량활동 및 교과학습 시간에 강사로 나서 모국에 대한 역사와 전통, 언어 등에 대해 생생히 알려준다.

옥성초등학교는 찾아가는 학습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학습신장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다문화가정 중에는 맞벌이 부부거나 아직 한국 말이나 문화에 익숙치 못해 자녀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옥성초등학교는 지난해 10월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신청을 받아 총 3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1~2번 학습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학습교실은 대개 담임교사들이 직접 학생들의 집을 방문하거나 학교에서 이뤄지는데 국어나 사회, 수학 등 주요 과목에 대한 보충이 주를 이룬다.

또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한 집단상담도 4차례 가량 이뤄졌다. 전문 상담원과 함께한 아이들은 이 자리에서 평소 말 하지 못했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다.

옥성초등학교는 ‘우리 아이 이야기’라는 특별 가정특별문을 발송하고 있다. 이는 매월 다문화가정 자녀가 있는 반 담임교사가 해당 학생의 학업수준과 발표력, 교우 관계, 기본적인 생활 습관 등 전반적인 학교 생활에 대해 소상하게 기록해 학부모에게 전달한다.

이를 본 학부모 또한 가정에서 아이의 태도에 대해 작성해 다시 학부모에게 전달한다.

담임교사와 다문화가정 학부모간의 이같은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통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학교와 가정 생활을 원활하고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 다문화가정 자녀 신상카드를 마련해 학년이 올라 담임교사가 바뀌더라도 해당 학생에 대한 지도가 쉽도록 하고 있다.

초등학교는 특히 담임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옥성초등학교는 다문화 이해교육과 관련 교사연수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교사연수는 매주 목요일 직원연수 시간에 이뤄지며 다문화 이해교육 관련 특강, 다문화가정 자녀 담임교사 지도 사례 발표, 선진 연구학교 방문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옥성초등학교는 다문화 이해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전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각각 다문화 이해교육을 실시하기 전 선호도 높은 프로그램과 바라는 점을 알아보기 위한 사전 설문조사와 그 효과를 측정하고 보강하기 위한 사후 설문조사였다.

총 2년여에 걸친 다문화 이해교육 과정 중 절반을 지나온 옥성초등학교는 이제 학교내 뿐만 아니라 중구지역내 인근 학교와도 연계해 다문화 교육을 실시하는 등 그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조성호 옥성초 연구부장은 “우리 학교가 중심이 돼 중구지역 내 각 학교에 있는 소수의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모아 문화체험, 학력 신장 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월 1회 정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옥성초등학교는 중구지역내 학교 다문화가정 자녀 담임교사들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지도 방법 등을 공유하는 연수도 실시할 예정이다.

홍은행기자 redbank@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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