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환경보호협의회에서는 네 차례에 걸쳐 시민들을 상대로 관광버스를 이용, 석남사 계곡, 언양반천교, 태화교, 명촌교 등 태화강의 상류에서 하류까지 수질의 실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그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태화강 오염원을 찾아서"라는 행사를 가진 적이 있다. 상류에서 하류까지 오염되어 가는 수질과 그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고 이른바 "물여행"을 떠난 셈이었다.

 물은 예나 지금이나 또 앞으로도 변함없이 흐를 것이다. 지구 표면의 70%를 감싸고 있으면서 모든 생명들을 살아가게 하는 물, 산업의 발달과 인구증가, 여기에다 우리들의 무책임과 이기심 등이 보태져 이렇게 귀한 자원이 병들어 가고 있다. 물이라 함은 거품, 악취, 색깔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흔히 부유물질, 즉 떠다니는 것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물속에 사는 생물에게 필요한 적당량의 산소와 무기물, 유기물이 균형있게 녹아 있어야 한다.

 물을 오염시키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다. 우리들의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 목장의 축산폐수, 농가에서 사용하는 농약과 화학비료, 그리고 공장에서 나오는 산업폐수 등이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수질오염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 버리는 생활하수라는 점이다. 우리가 일상 생활속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세제, 샴푸, 음식물찌꺼기 등이 전체 하·폐수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합성세제의 과도한 남용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이 합성세제를 적당한 기준치보다 15배 가량 많이 쓴다고 한다. 세제속에 들어있는 인과 질소 성분은 많은 거품을 발생시켜 산소가 물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해 수중생물들이 살 수 없게 된다. 또 인이나 질소를 섭취하는 조류(플랑크톤)가 많이 자라서 물속의 산소를 많이 소비하게 된다. 그 결과 물속에서는 산소부족을 일으켜 수질을 악화시키고 수중의 생물체가 모두 죽게 된다는 사실이다. 세제로 인해 거품이 많이 발생하면 더욱 많은 물이 소비될 것이고 가정에서는 수도요금이, 자치단체는 하수처리비용이 증가되어 결국 우리에게 경제적 부담만 커지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음식국물도 마찬가지다. 된장찌개 국물의 경우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이 평균 2만3천ppm이나 된다. 이는 법으로 정한 공장폐수 배출허용치의 약 150배 이상에 해당되는 것이다. 요쿠르트나 우유의 경우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은 10만ppm으로, 150cc의 우유는 물고기가 살 수 있을 정도로 희석시키는데는 약 3천ℓ의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쯤되니 우리가 살고 있는 울산, 이곳의 젖줄이라는 태화강 오염의 주범은 바로 내 탓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올해는 UN이 정한 세계 물의 해이다. 우리 모두 합성세제를 적정량만큼 쓰고 샴푸 대신 비누를 사용하자. 그리고 음식물을 가능한 남기지 말 것이며 물기를 없앤 후 처리하도록 하자.

 계미년 새해 아침, 양 같은 하얀 마음으로 이렇 듯 작은 일부터 실천해 간다면 태화강은 분명 우리의 젖줄이자 소중한 자원으로 우리 곁을 지켜 주리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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