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소개 홈피 "아이캔 투어" 개설자-이종래

울산에서 나고 자란 이종래씨(41·울산시 울주군 범서읍)는 울산의 역사와 문화가 삭막한 공업도시 이미지에 묻혀 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 늘 안타깝다. 그래서 그는 인터넷 홈페이지 "아이캔투어"(www.icantour.co.kr)를 개설, "울산문화지기"로 나섰다.

 2000년 8월 "문화의 향내음이 묻어나는 울산"이란 캐치플레이즈를 내걸고 역사와 문화와 관련된 자료들을 모아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선사시대때부터 신라, 고려, 근·현대로 나눠 울산의 모습을 담고 관문성·중산동 고분 등 울산의 문화재, 울산지명, 전설, 인물 등으로 테마별로 자료를 실었다.

 그의 "아이캔투어"는 세심한 관심과 발품을 팔아야 하고 자긍심에서 우러나오는 열정이 뒷받침 돼야만 꾸려 나갈 수 있는 힘든 일이지만 울산시민들, 특히 청소년들이 울산의 문화를 한눈에 보면서 울산을 더 많이 사랑하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3년째 손을 놓지 못하고 있다.

 "몇년전 원주를 방문했을 때 그곳 사람에게 "울산하면 무엇이 먼저 생각나느냐"고 물었더니 주저없이 "현대"라고 하더라구요. "현대"가 울산을 대표하고 태화강과 반구대, 장생포가 울산을 상징하지 못한다는 게 안타깝기도 하고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산업도시에 가려진 울산의 문화의 빛을 되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죠."

 홈페이지를 개설한 이유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울산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생각한 것이다.

 "청소년들이 동네, 나아가 고장의 역사라도 제대로 알아가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죠. 박제상 이야기 속의 망부석이 경주 문화재가 아니냐는 청소년들의 엉뚱한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이 기특해 차근히 설명해줍니다."

 회사원인 그는 퇴근하면 늘 향토사가들을 찾아가 사료를 모으고 울산 중·남구도서관, 울산대학교 도서관 등을 뒤져 자료를 수집한다. 휴일에는 카메라를 메고 울산의 곳곳을 찾아 다닌다. 가장으로서의 역할도 소홀히 할 수 없어 답사 때는 가족들과 함께 하기도 한다. 단골로 따라 다니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도 벌써 반구대를 10번도 넘게 다녀왔다.

 발품에 못지않게 힘든 것이 자료정리. 문화재 관련자료는 도서관에서 대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복사해와서는 집에서 직접 입력해야 한다. 집에만 들어오면 컴퓨터 앞에 앉아 낱말 하나하나를 쳐나가면서 스스로 역사와 문화공부를 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직접 자료를 정리하고 보완해 나가면서 내 자신이 놀랍도록 많은 것을 다시 알게됐어요. 문화를 알리기 위해 시작한 작업을 통해 스스로 더 많은 것을 배운 셈이죠."

 2년여 동안 작업에 몰두하고 2~3일에 한번꼴로 자료를 보완하다 보니 정보량이 방대해졌다. 대략 훑어보는데만도 보름 가까이 걸릴 정도다. 숙제를 위해 방문하는 중·고교생을 비롯해 하루 평균 방문객이 150~200명, 2년여 만에 방문객수가 9만7천여명에 이르렀다.

 울산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홈페이지가 드문 이유도 있지만 단순 정보를 전하는 자료실 역할 외에 질문과 답변, 토론까지 가능한, 살아 움직이는 홈페이지이기 때문이다. 문수경기장과 울주향토사료관, 작천정, 선바위, 반구대 등을 자세히 소개하는 "울산의 가볼만한 곳"은 외지인들이 울산을 찾았을 때나 울산사람들이 울산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는 친구들이나 주변사람들이 울산에서 가볼만한 곳이 있느냐고 물으면 화부터 낸다. 곳곳에 널려있는 문화재며 유적을 두고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며 그의 설명이 시작된다. 상대방이 제대로 알아들었다는 표정이 될때까지 설명을 해댄다. 울산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자긍심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에게 있어 "아이캔투어"는 취미인 동시에 울산사람으로서의 책무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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