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흥이 넘치는 울산 장터 - (6) 남구 야음체육관시장

▲ 울산시 남구 야음체육관시장은 보행자들이 비를 피할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면서 간판을 통일해 정리된 느낌을 주고 있다.
5년 동안 시장 도로·골목바닥 정비

간판 크기·모양 통일 이미지 제고

울산시 남구 야음1동 야음체육관시장(상인회 회장 박진식)은 울산지역 재래시장 가운데 시설 정비가 가장 잘 돼 있는 곳으로 소문 나 있다.

고객들이 비와 햇볕 등을 피할 수 있는 아케이드 설치는 기본으로 갖춰졌고 시장 골목은 보도블록으로 정비해 깔끔한 이미지를 한층 높였는가 하면 상가 간판도 크기와 모양 등을 통일했다. 뿐만 아니다.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 건물이 마련돼 있는데 울산지역 재래시장 가운데 유일하다.

시설 개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장을 이용할 때 가장 큰 불편사항인 주차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차장을 신설하고 고객과 상인들 모두에게 보다 안전한 시장이 되기 위해 CCTV를 설치할 계획을 세우는 등 추가 시설 투자가 예정돼 있다. 어려운 가운데 이같은 꾸준한 시설 개선 사업을 진행하는 데 대해 상인들은 5년, 10년 후 울산의 최고 시장으로 자리잡겠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 9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야음체육관시장 상인들이 상인회 주관으로 윷놀이 및 대보름 민속놀이를 하고 있다.

◇시장환경 개선이 곧 미래 경쟁력

남구 야음체육관시장은 5년 전부터 완전히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5년 전만해도 이곳 시장의 모습은 어수선했다. 골목에 늘어선 상가와 그 주변에 자리잡은 난전은 제각각으로 상인들의 말을 빌리면 ‘볼품없는 시장’이었다.

그러나 5년 후 깔끔하게 변했다. 시장 내 도로 컬러아스콘 포장 작업(2003년)을 시작으로 아케이드(2004~2005년), 고객편의시설(2004), 보도블록 포장공사(2006년), 우오수관 정비·전주 통신주 이설·보안등 설치·간판 및 차양막 설치(2008년) 등을 마무리하면서 몰라보게 달라진 것. 게다가 PDP 5대도 설치돼 있어 고객들이 방송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는데 향후에는 CCTV 화면을 PDP로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같은 시설 정비는 매년 소폭의 매출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7년 1300만원이던 1일 평균 매출이 지난해에는 2300만원으로 1000만원(80%) 올랐고 일일 평균 고객 수는 2007년 300명에서 지난해에는 500명으로 200명(67%) 늘었다. 시설 개선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야음체육관시장 박진식 회장은 “야음동 일대에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10년 전보다 손님이 많이 줄었다”면서 “손님이 줄어도 시설에 계속 투자하려는 것은 우리 상인들에게는 오늘보다 내일 더 잘 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또 “현재 우리 시장은 올해 안에 주차장을 확보하려고 하는데 그 문제만 잘 마무리된다면 아마 이곳을 찾는 고객이 몇 곱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구 야음 체육관시자은...

야음동 주택가에 둘러쌓인 난전 형태로 시작됐다. 정확한 시장 개설 연도는 알기 어렵지만 20~30년 전에도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상인들은 기억했다. 시설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기 전인 5년 전만해도 70명 정도에 그쳤던 상인 수가 지금은 150여명으로 2배 늘었다. 지난 2005년 상인회가 결성되면서 이벤트 개최 등 고객 유치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우리 시장 대박난 집 - 은하계육상회

“값 싸고 깨끗이 손질한 닭으로 인기만점”

야음체육관시장에는 채소, 과일, 부식거리 등 모든 상품들이 비교적 저렴하고 싱싱하지만 그 중에서도 ‘닭’은 유독 유명세를 타고 있다. 울산지역의 소매 닭집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고 알려진 은하계육상회(대표 박준구·사진) 때문.

시중보다 마리당 평균 1000원 이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깨끗하게 손질된 부위별 상품을 갖춰놓고 있어 백화점, 대형마트의 상품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평판을 듣고 있다.

이곳은 불황 여파도 없었다. 지난해 7월부터 닭을 부위별로 준비했고 닭, 꿩, 오리 등을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양념과 함께 판매하면서 매출이 30% 이상 늘었다. 지난해 9월 이후 울산지역 유통가에도 불황 그림자가 드리웠지만 싱싱하고 저렴하다는 기존 경쟁력에다 고객이 원하는대로 구입할 수 있다는 또다른 경쟁력이 더해지면서 매달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 요즘은 하루 평균 100여명의 고객을 맞고 있다.

은하계육상회 박준구 대표는 “25년 닭집을 경영해오면서 좋은 상품을 파는 데만 집중했지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에 대한 관심이 덜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이기기 위해 소비자 입장에서 원하는 게 무엇일 지 고민하다보니 작은 변화를 주게 됐고 그 결과로 불황 여파도 비켜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사람 모르면 간첩 - 이현재 상인회 사무국장

“집과 시장에 물 새면 시장부터 나올 사람”

야음체육관시장 상인들은 이현재(사진) 상인회 사무국장에 대해 ‘집과 시장에 물이 새면 시장에 먼저 나올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4년째 상인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그는 시장 잘 되는 일이라면 언제든 발벗고 나서며 헌신적이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지난해 시장 입구 제1지역에 보도블록 공사를 할 때는 공사일이 300일이면 그가 공사 현장에 나온 날 수는 330일이라고 할 정도로 공사 시작 전부터 공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줄곧 시장을 지켰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지금은 개인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전에는 17년 정도 이곳 시장에 주류를 납품했는데 그 시간동안 시장 상인들과 끈끈한 정이 들었다”면서 “내가 조금 노력해서 우리 시장 상인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보니 열심히 활동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시장 위해 열심히 일하다보면 원치않게 시장 인근 주민들로부터 욕을 먹을 때가 많다고 했다. 지난해 시장 입구 보도블록 공사 때는 공사에 따른 민원 때문에 인근 주민들과 원치 않게 다툼도 많았던 것도 그런 일 중 하나이다.

그는 “시장 위해서 뭐든 열심히 했지만 특히 지난해 공사 때는 제가 운영하는 식당의 테이블이 몇 번씩 엎어질 정도로 다툰 일이 많았다”면서 “공사가 끝나고 나니 그때 공사로 우리 시장이 환해졌는데 인근 주민들께는 본의 아니게 불편을 끼쳐 죄송했다”고 말했다.

사무국장으로서 그는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 시장 내 CCTV를 설치하는 것이다. 그는 “하룻밤 자고 나면 물건 도둑 맞는 상인들이 더러 있는데 그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면서 “시장 내 20여대의 CCTV를 설치해 상인들의 소중한 물품들이 도둑 맞지 않도록 사업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유귀화기자 / 사진=김동수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