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는데 의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사회의 개혁을 이루어 내야 할까?

 조국의 근대화를 이루었고 우리 국민들에게 굶주림을 면하게 해주었다고 평가를 받았던 군출신의 대통령이 1979년 피살되었을 때 민주화를 갈망하던 지사들은 모여 축배를 들었다. 이제 대한민국 민주화의 봄이 왔노라고. 그러나 곧 그들은 좌절했었다. 머뭇머뭇하는 사이에 신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고 그들은 더욱 무시무시한 철권통치를 펴기 시작했으며 다시 민주투사들은 암흑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1987년 반정부시위에 중산층이 대거 참여하며 대통령직선제를 약속하는 여당의 6.29선언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양 김씨가 갈라서며 또 다른 군 출신이 대통령자리를 차지했고 5년 후 드디어 민주화에 앞장선 한 분이 대통령이 되었고 6공도 7공도 아닌 문민정부라 이름하였다. 그러나 그렇게 국민의 열망을 안고 출발한, 초기에 국민의 지지율이 90%가 넘었던 문민정부도 결국은 국민을 실망시켰으며 또 다른 민주화투사, 준비된 대통령이 사회개혁을 시도하였으나 개혁은 커녕 분열과 대립만 심화되었고 부정부패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었다. 새로운 정부가 어떤 이름이 될지는 모르지만 많은 국민들이 또다시 희망과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현대 역사 흐름을 볼 때 어렴풋이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 정권이 아무리 바뀌어도, 어떤 형태의 정치가 이루어져도 아직 국민들이 꿈꾸는 살기 좋은 나라, 정직한 나라, 행복한 사회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화만 이루어지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지역간의 갈등과 계층간의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빈부격차도 더 벌어졌으며 국민의 한숨과 눈물은 아무도 해결해 주지 않았다. 이것이 정치의 한계가 아닌가 생각된다. 정치나 제도를 아무리 바꾸어도 국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나라를 만들지 못했다. 바꿔 말해서 그렇게 된데 대한 책임은 정치보다는 국민 개개인에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억지일까? 결국 국민 개개인의 의식이 바뀌지 않고는 아무리 정치나 제도의 개혁이 있어도 한계를 드러내게 되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정치나 제도를 통한 사회개혁보다는 개인의 도덕성 회복이 사회 개혁의 열쇠가 아닐까. 남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남이 어떻다고 탓하지 말고,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직장상사 욕하지 말고 나부터 돌아보고 내 생활속의 작은 부분부터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나부터 바뀌자는 개인의 개혁은 벌써부터 많은 분들이 주장하여 왔고 현재 실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여론화되지 않고 전 국민적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 번 무너진 우리의 도덕성은 이렇게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도덕성이 왜 이렇게 되었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빈부 격차, 계층간, 지역간 불균형이 상대적 빈곤감을 유발하고 그 결과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기보다는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탐내는 욕심만 키운 결과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배가 고픈 것은 참아도 배가 아픈 것은 못 참는다는 말이 있다. 사촌이 차를 사면 교통순경이 되고 싶다는 농담이 있기도 하다. 그만큼 남들이 나보다 잘 되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 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이웃을 괴롭히고 나 스스로도 힘들게 하여 우리 사회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새해부터는 무엇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자고 제안하고 싶다. 어느 목사님 설교시간에 들은 이야기다. 한 중년 여인이 거울을 보면서 불평을 한다. 웬 놈의 잡티, 기미, 잔주름은 이리도 많은지, 나이 들어가며 피부도 거칠어지고 마음에 불만이 가득하다. 하지만 유방암에 걸려 한 쪽 유방을 도려낸 여성은 얼굴의 잡티, 기미에 불만을 품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우리 생활을 돌이켜 보면 불만 투성이다. 하지만 뒤집어 놓고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게 감사해야 할 일일 수도 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사람은 절대 남 탓을 하지 않는다. 남 탓을 하지 않으면 자기를 돌아보게 된다.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바로 자기변화, 자기개혁의 시작이 된다. 따라서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긍정적인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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