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예술의 도시 통영

경상남도 통영은 옛날에 삼도수군통제사(三道水軍統制使)가 있었다는 오래된 항구이다.

전라좌수사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선조 25년) 7월 일본 수군을 거제와 고성 사이 통영 앞바다로 끌어들여 한산도 견내량에서 왜선 70여 척을 격침했다. 유명한 한산도대첩이다.

통영은 한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 때문에 ‘충무’로도 불렸는 데 충무보다는 말의 울림이 느껴지는 ‘통영’의 어감이 더 좋다.

통영은 또 ‘현존하는 현대음악의 5대 거장’으로 알려진 작곡가 윤이상의 고향이다. 통영에는 윤이상거리가 있고, 해마다 윤이상의 음악 세계를 기념하는 통영국제음악제가 열린다.

통영은 시인 유치환과 김춘수, 소설가 박경리 등 유명 문인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시인 백석은 통영출신 이화고 학생 ‘란’(본명 박경련)에게 마음을 빼았겨 그녀가 살았던 통영을 무척 좋아했다.

통영에는 항구마다 고깃배가 가득하고, 전복, 해삼, 도미, 가자미, 굴 등 해산물이 풍부하다. 맛도 좋다. 시장마다 신선한 해산물을 맛보려는 사람들로 늘 북적거린다.

해안도로 옆으로는 한려수도해상공원에 흩어진 크고 작은 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로 유명한 데 일제시대부터 경치가 뛰어나 ‘조선의 나폴리’로 불렸다.

바람 맛도 짜고 물맛도 짠 통영의 배경은 풍성하다. 동백은 이미 군데군데 피었고 곧 매화 같은 봄꽃들이 남도에서부터 시작된다니 이 정도 배경이면 한번쯤 들러도 후회하진 않겠다. 볼 것과 먹거리가 너무 많아 오히려 제대로 훑어보지 못해 한동안 마음이 아쉬울 지도 모른다.

글·사진=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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