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리대밭 태화강 웰빙 나들이

▲ 최근 개통한 십리대밭교가 태화강 강남과 강북을 연결하고 있다. 태화들에는 청보리싹이 나기 시작해 이른 봄을 알리고 있다.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새해가 시작됐구나 했더니 어느새 3월이 코 앞이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경기침체 속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있었던 1월과 자녀의 개학과 입학식을 앞둔 2월은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지치게 하는 날들이었다.

경기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언론매체의 보도가 잇따르고 고통분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면서 다가오는 봄이 봄 같지 않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움츠려 있을 수만은 없는 일. 마음의 여유가 없고 호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해 집안에서만 있을 수는 없다. 개학을 앞둔 자녀들과 집에서 시름하지 말고 훌훌 털고 일어나 야외로 나가자. 돈도 없는데 무슨 놀이타령이냐고. 맞다.

하지만 울산은 복받은 도시이다. 차를 타고 움직이지 않더라도, 큰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도시락 하나 사들고 여가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도심에 적지 않다.

울산대공원이 그렇고, 선암수변공원이 그렇고, 울산의 젖줄 태화강을 둘러싼 태화강 십리대밭이 그렇다. 특히 태화강에는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십리대밭교가 24일 개통돼 멋스러움을 한껏 자아내고 있으며 태화강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강변은 마음을 뻥 뚫리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강변 대숲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걷노라면 초봄의 싱그러움이 강바람을 타고 코끝을 스쳐간다. 이 곳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건강이 있다. 정다운 인사로 여유로움이 넘쳐난다.

옛글에 수죽운산만호후(水竹雲山萬戶侯·물과 대나무와 구름과 산을 가지고 있으면 이것이 곧 만호후(재산 많고 벼슬 높은 사람))라 했다. 만호후가 된 가족들과 새롭게 기지개를 켜고 있는 봄을 맞이하고 미래를 설계해보자.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