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경호원을 지냈던 이영국씨 등 탈북자 3명은 8일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에 지원된 식량이 주민들에게 배분되지 않고, 대부분 군용으로 전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를 비롯해 납북 어부 출신인 이재근씨, 탈북여성인 정춘화씨 등 3명은 이날 오후 도쿄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영국씨는 "세계적으로 북한에 많은 지원이 있지만, 그런 물자들이 국민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민에게 지원해야 할 식량을 창고에 쌓아놓고 전쟁예비물자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근씨도 "북한은 세계식량기구(WFP) 등의 식량감시단이 나오면 연출을 해서 식량이 주민들에게 배분되는 것처럼 속이고 있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엄격한 조건을 제시한 뒤 대북 식량지원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춘화씨는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여성들은 대부분 인신매매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으로 가다가 조선족들에게 강간을 당하기도 하고, 중국인에게 팔려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정씨는 특히 "북한에 사는 여성들은 사람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다"며 "북한여성들이 한국 여성들의 50%의 대접만 받고 살아도 원이 없겠다"고 눈물로 북한 여성들의 인권보호를 호소했다.

 이영국씨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는 아프가니스탄만도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자신이 10년간 경호를 맡았던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서는 "성격이 급하고 남의 얘기를 듣지 않는 사람으로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도쿄에서는 9일부터 이틀 동안 제3회 "북한인권과 난민문제를 위한 국제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도쿄= [연합]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