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탁 울산 남부소방서장
오는 5월2일(불기 2553년)은 온 세상 인류에게 축복과 자비를 내리신 부처님을 기리는 석가탄신일이다.

전국의 사찰에서는 일년 중 가장 바쁜 날을 보내며 연등과 촛불, 그리고 음식을 하기 위한 화기취급이 가장 많은 날이므로 관계자의 화재예방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절실할 때이다.

지난 2005년 4월5일, 강원도 양양의 도로변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하여 낙산사라고 하는 천년고찰이 소실된 것은 누구나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산불은 낙산사의 주변 송림으로 불이 번지면서 이제는 보물지정이 해제되어 버린 보물 제479호로 지정된 낙산사 동종을 비롯한 많은 문화재를 한순간의 재로 잃어버린 아픈 기억을 낳았다.

4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크고 작은 산불이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전통 문화재를 보호할 수 있는 스스로의 안전의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화재로부터 전통사찰 등의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매년 소방관서에서는 주요사찰을 대상으로 사전점검 및 소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석가탄신일 전후로 3일간 전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이 화재특별경계근무를 통해 예방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신도들의 발길이 많은 울산의 주요 사찰에는 소방차와 구급차를 현지에 배치하여 예찰활동 및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이렇게 소방관서 차원에서 화재 및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사찰을 찾는 일반시민(불자)이나 사찰 내의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조심하고 대처하는 안전의식이 함께할 때, 안전은 더욱 확고하게 확보될 수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화재예방과 안전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연등행사를 비롯한 여러 행사 때에 반드시 준수하여야 하는 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초파일 연등에 전기를 사용할 때에는 사람의 통행이 잦은 도로에 전선이 놓이지 않도록 사전에 확인하고 설치하여야 하며, 촛불을 사용하는 사찰에서는 바람에 각별히 주의하고 항상 연등의 상태를 확인하는 안전요원을 고정해서 배치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때에는 주변에 나뭇잎이나 쓰레기 등이 적재되어 있다면 조그만한 불씨 하나가 거대한 화재로 확대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주변을 깨끗이 정리할 필요가 있다.

둘째, 주방 및 기타의 장소에서 화기를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화기취급상의 주의사항을 철저하게 교육시키고, 만일의 경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진압의 행동요령은 물론, 평상시 소방시설의 사용법을 숙지하여 대형화재로 확대되는 것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

그리고 사찰 내에 출입하는 사람들의 경우 담배를 피우거나 기타의 화기를 취급하지 않도록 표지판과 안내문구를 곳곳에 부착함으로서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켜야 한다.

셋째, 만의 하나 발생할지도 모르는 화재에 대비하여 즉각 사용할 수 있는 소화용구를 미리 준비하고 점검하여야 한다. 사찰내에 비치된 소화기 및 소화전의 사용이 항시 용이하도록 평상시 확인하고 사용법을 다시 한번 숙지하여 누구라도 화재를 발견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화재는 어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어 마침내는 많은 사람의 삶의 터전과 행복을 앗아가는 화마로 변하는 것이다.

나 자신부터 실천하는 안전에 대한 작은 관심이 국민 모두의 행복한 삶을 지키는 밑거름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단 한 건의 화재 및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는 석가탄신일이 되기를 기원한다.

이종탁 울산 남부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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