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다문화가정, 그들의 고향을 알자! - 캄보디아 -
처가살이가 일반적 … 한국과 대조
막내딸이 부모님 모시는 경우 많아
결혼식도 화려하고 시간 오래 걸려

▲ 춤을 사랑하는 캄보디아인들이 우리나라의 설과 같은 명절에 춤을 출 때 꼭 입어야 하는 의상이 바로 하얀색 상의 ‘빡’이다. 캄보디아의 젊은이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선 맏아들보다 막내딸이 최고입니다!”

울산으로 시집온 캄보디아 새댁은 한국에서의 생활 하나하나가 다 신기하다. 처음 한국음식을 먹었을 때도 그렇고 명절을 보낼때도, 한복을 입었을 때, 결혼식을 할 때도 모든 것이 낯설었다.

지난 2007년 울산에 첫 발을 디딘 라이끔체이(21)씨는 아직 한국 생활을 하는데 서툰 점이 많지만 그래도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다른 결혼이민자들이 그렇듯이 그 역시 한국생활에 적응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캄보디아와 한국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라이끔체이씨는 먼저 자녀에 대한 선호(?)를 꼽았다. 캄보디아에서는 여자가 최고다.

캄보디아에서는 여자쪽에서 손자나 손녀를 부를 때 친손자·친손녀라고 하고 남자쪽에서는 외손자·외손녀라고 한다. 우리나라와 정반대이다.

그는 “한국에 왔을 때 시부모님이 아기를 친손자라고 불러 캄보디아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 캄보디아의 결혼식은 동네 잔치로 치러진다. 주인공인 신부는 옷과 머리를 8번 정도 바꿀 정도로 공을 들인다. 사진은 캄보디아 결혼 전통의상 중 하나.
또 캄보디아에서는 결혼을 하면 신부 집, 즉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장인장모와 함께 사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개 부모님과 같이 살면 시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일반적인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라이끔체이씨는 “한국에서는 맏아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경우가 많지만 캄보디아에서는 딸이 모시고 산다”며 “딸 중에서도 맏이가 아닌 막내가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캄보디아에서는 부모에게 있어 아들보다 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막내를 더욱 중요시 여기는 것이 특이하다.

라이끔체이씨는 “아들은 명절에도 오든 안 오든 상관없다. 큰 딸도 나가 살아도 되지만 막내딸은 같이 살거나 아니면 꼭 근처에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캄보디아는 노처녀에 대한 기준도 우리와 다르다. 캄보디아는 아직까지 일찍 결혼하는 편이라 여자가 20살이 넘으면 노처녀라는 말을 듣는다.

라이끔체이씨는 “보통 18~19살이 되면 다 결혼해야 한다. 그리고 여자들이 돈을 버는 경우도 많은데 돈 관리도 대부분 여자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또 라이끔체이씨는 한국에서는 아이를 키울 때 기저귀와 배냇저고리, 각종 파우더 등 챙길 것이 많은 점도 캄보디아와 다르다고 했다.

그는 “캄보디아에서는 일회용 기저귀 보다 천 기저귀가 보편적이고 또 무조건 모유를 먹여야 한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는 아기가 태어난 지 일주일이 되면 친구와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아이의 건강을 빌어준다. 우리나라의 100일, 돌잔치와 같은 개념인데 기간이 훨씬 짧다.

또 라이끔체이씨는 캄보디아에서는 안경끼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캄보디아도 집집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아직까지 TV나 게임기 등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이 적다”며 “대부분 밖에서 어울려 노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특히나 눈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캄보디아는 초등학생의 경우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눠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캄보디아는 생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다. 이 때문에 라이끔체이씨는 한국에서 생일을 챙겨줘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는 “캄보디아에서는 생일이라고 특별히 따로 먹는 음식도 없고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작은 파티를 하는 경우도 드물다”며 “한국에 와서 내 생일이라고 남편과 시부모님이 미역국을 끓여주며 축하해 줘서 좋았지만 의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의 결혼식은 우리나라의 결혼식보다 훨씬 화려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대부분 결혼식장에서 20~30분이면 끝나는 우리나라 결혼식 문화와 달리 캄보디아에서는 하나의 동네 잔치처럼 아침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이뤄진다.

라이끔체이씨는 “캄보디아 결혼식은 춤추는 시간도 있고 손님 접대 시간, 신랑집에서 신부집까지 걸어가기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옷도 8~10번 정도는 갈아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도 쌀을 주식으로 하지만 하루에 두 번만 밥을 먹고 아침은 국수나 죽으로 간단하게 해결한다.

라이끔체이씨는 한국에서 음식때문에 특별히 어려움을 겪진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 다른 캄보디아 친구들은 한국 음식에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렸다고 했다.

그는 “한국음식 중에는 빨간 것들이 많다. 특히 매운 음식이 많아 고생을 한다”고 설명한 뒤 캄보디아에서는 바나나 잎에 싸서 먹는 음식과 메콩강에서 나는 생선으로 만든 국을 주로 먹는다고 했다.

또 매년 4월에는 우리나라의 설과 추석 같은 명절을 쇤다. 이 때에는 하루 종일 춤을 추거나 캄보디아 전통놀이를 하며 휴식을 즐긴다. 이 때는 학교나 회사도 가지 않고 서로 어울려 노는 것이 일상적이다.

◀◀◀About 캄보디아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불교 신도

앙코르와트 유적 대표 명소로 꼽혀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반도 남서부에 위치한 국가로 한국에서 비행기로 5시간 가량 걸린다. 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 유적지가 볼만한 명소로 꼽힌다.

전체 인구의 90%이상이 불교를 믿고 있는데 그만큼 사람들의 크고 작은 경조사에 스님들이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에 항상 스님들이 동참해 집안의 안녕을 기원한다.

또 한국은 지난 1996년 캄보디아와 수교를 맺었으며 한국에서는 국가차원에서 원조를 보내기도 하고 민간, 의료 및 봉사단체에서 각종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캄보디아는 입헌군주국으로 훈센 총리가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며 수도는 프놈펜이다. 프놈펜에는 왕궁이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금색빛 등으로 장식돼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많은 캄보디아인들이 수시로 찾는 명소다.

캄보디아의 국기는 위로부터 파랑, 빨강 다시 파랑의 색이 있고 파랑의 2배 크기인 빨강에 앙코르와트 3개의 탑이 있는 절을 표현한 그림이 있다. 이같은 국기는 캄보디아가 1993년 입헌군주제 헌법을 채택한 이후 사용하고 있다.      홍은행기자 redbank@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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