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일보와 함께 한 문화분야 성과

▲ 본보 탐사팀은 96년 8~9월 두달동안 언양읍 구수리와 두동면 중리, 천전리 계곡 등에서 1000여개 이상의 공룡발자국 화석을 발견, 중생대 백악기 울산에도 공룡시대가 존재했음을 세상에 알렸다. 당시 발견한 대곡리 공룡발자국 화석은 울산시 문화재로 지정됐다.

반구대 암각화 훼손현장 고발 … 1995년 국보승격 결실
1천여개 공룡발자국 발견 백악기 공룡왕국 존재 알려
다양한 기획 기사 통해 ‘문화 불모지’ 오명 씻기 온 힘
TEAF 등 문화예술행사 마련해 문예부흥에도 이바지

문화는 오랜 역사동안 특정지역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인간의 정신적 가치의 소산이다. 이 유·무형의 문화는 후대인들에게 삶의 가치를 높여주고, 정신을 보다 풍요롭게 해주는 밑거름으로 새로운 문화를 꽃피우는 훌륭한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경상일보는 창간 이후 산업화·도시화로 사라지고 잊혀진 향토 역사와 문화를 바로 찾고 바로 세우는데 주도적인 역할 자임해 왔다. 자랑스런 지역 역사 발굴과 바로 알리기를 통해 산업도시의 정주인들에게 역사의 뿌리를 되찾고, 이를 정신문화로 계승 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공장과 굴뚝만 있던 이 도시에 지역민의 여가생활 및 문화욕구를 충족시킬 문화인프라 확충과 지역문화예술 육성에 자자체와 울산인들의 자성과 자각을 일깨웠고, 지역의 소중한 역사와 자연이 파괴되는 도시개발 및 디자인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하며, 아름다운 도시공간을 후손에게 물려줄 것을 제안했다.

경상일보 창간 이후 20년간 산업수도에서 생태환경도시, 나아가 ‘역사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지역의 문화발전과 역사 바로세우기를 위해 어떤 역할을 수행해 왔는지 되돌아 본다.

▲ 일본 오사카 국립민족학박물관 수장고에서 아사쿠라 토시오 교수가 본보 취재팀에게 울산지역에서 기증된 유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선사시대 이래 울산인들에게 영원한 삶의 모태가 되었던 태화강 100리에 얽힌 이야기를 기자들이 현장을 누비며 발로 쓴 ‘太和江 百里’(91.1~92.8, 81회),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속에 달라진 울산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는 ‘新태화강 백리’(2002.1~11, 34회)로 기록했다.

울산의 소중한 역사문화자산은 ‘歷史따라 史蹟찾아’(92.8~93.5, 회), ‘울산풍류기행’(95.1~96.4, 44회), ‘다시 찾는 울산 문화유산’(2007.10~2008.12, 55회) 등으로 재조명했다. 울산 선조들이 삶의 희로애락을 노래(민요)로 노래한 ‘노래의 고향’(91.10~92.12, 63회), 울산의 근대사 이야기를 정리한 ‘蔚山野話’(93.1~7, 28회), ‘당산목’(92.5.15~12, 33회) 등으로 지역 역사를 소개했다.

서덕출, 오영수 등 울산출신 문인들의 문학세계를 정리한 ‘울산문학의 뿌리’(96.1~3, 9회), 정몽주 김종직 등 울산을 거쳐간 역사 속의 인물들의 삶과 작품을 소개한 ‘문학속의 울산기행’(2004.5~10, 20회), 성씨의 고장을 탐방한 ‘집성촌을 찾아서’(2003.5~2004.3, 42회)도 주목을 받았다.

▲ 본보가 울산인의 영원한 삶의 모태인 태화강 100리 구석구석을 누비며 기획 취재한 ‘태화강 백리’는 전통과 근대가 혼재된 울산인들의 삶을 생생히 기록한 근대역사서로 평가받고 있다.
경상일보는 특히 울산이 보유한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가 경남도 문화재로 방치돼 학술기관들의 무분별한 탁본과 복재로 훼손되는 현장을 계속 고발하며 자성을 촉구했고, 그 결과는 95년 6월 반구대 암각화의 국보승격(제285호)으로 이어졌다.

2007년에는 ‘국보지정 13년, 위기의 반구대 암각화’(2007.1~3, 8회) 해외 기획취재를 통해 ‘바위는 헤엄을 칠 수 없어요’라는 호소문으로 정부의 ‘결단’을 이끌어낸 포르투갈의 포츠코아와 프랑스 라스코Ⅱ 유적의 사례는 지역사회에 많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울산에도 중생대 백악기 공룡왕국이 존재했음을 대규모 공룡발자국 화석 발견으로 세상에 알렸다. 96년 울산민주시민회와 공동탐사팀을 구성해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충골과 무동골, 두동면 중리 등에서 1000여개 이상의 공룡발자국 화석을 찾아냈다. 당시 반구대 암각화 입구 대곡천변에서 발견한 대곡리 공룡발자국 화석은 2000년 11월9일 시문화재(문화재자료 13호)로 지정됐다.

울산 출신의 월북 극작가 신고송(1907~?)을 발굴, 처음 특집물(94년 4월)을 게재한 지 15년만인 2008년 12월 신고송 전집(2권)이 출간됐다. ‘일본인의 기록 속에 남아있는 1930년대 울산의 모습’(2007.5~6, 6회) 해외 기획물은 2009년 울산시와 국립민속박물관,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의 ‘울산 달리 100년 프로젝트’ 학술교류 사업(2009~2012년)으로 꽃을 피웠다. 안용복과 함께 독도와 울릉도 해역을 지켜낸 울산 출신의 박어둔(朴於屯) 선생(3월)의 업적을 집중 조명해, 그를 울산은 물론 한국사의 자랑스런 인물임을 부각시켰다.

▲ 2007년 2월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의 암벽면이 물이끼 등으로 더렵혀진 채 방치되고 있다는 본보 보도에 따라 송민선 문화재청 동산문화재청 과장과 김시덕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 박사 등 4명이 반구대를 방문해 암면 상태와 오염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불모지 울산에 문화의 꽃을 피우다

경상일보는 공해도시, 공단도시에 덧씌워진 ‘문화 불모지’의 오명을 벗는데 사력을 다했다. 지역 예술발전을 선도할 시립 예술단체의 <創說 절실하다>(89.12, 5회) 기획물이 나간지 10여년 되어서야 시립예술단과 시립무용단이 생겨났다. 당시 필요성을 제시한 ‘시립국악관현악단’ ‘시립극단’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체계적인 지역사 연구와 정립을 위한 박물관 건립 캠페인도 전개했다. 울주군 언양읍 차리, 온양읍 운화리 등에서의 문화재 도굴과 외지 발굴기관들의 횡포가 극심하던 95년 게재한 <문화재 보전캠페인­박물관을 세우자>(95.7~8, 총 5회 ) 기획물은 그해 말 울산대 박물관 설립(12월1일)으로 연결됐다.

이듬해에는 유출문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울산문화재를 찾자> 캠페인을 전개했다. 97년 공업역사박물관으로 입안됐던 울산시립박물관은 2002년부터 시장 공약사업으로 재추진돼 2010년 말 개관을 앞두고 있다.

울산의 암각화 유산을 체계적·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암각화 전문박물관의 필요성와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해 왔다. 2008년 5월 국내 유일의 ‘울산암각화전시관’이 문을 연데 그치지 않고 암각화의 원형보존과 연구를 위한 전문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이젠 국립바위그림 박물관이다>(2008.6~8, 7회) 기획물로 조명했다.

◆ 아름다운 경관 후세에 물려주자

경상일보는 지역의 전통문화와 경관이 현대 문명속에 사라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아름다운 도시만들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96년 ‘蔚山­도시景觀을 살리자’(96.1~3, 7회) 기획물을 통해 울산이 전통과 근대문화가 공존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심 녹지(숲) 확충과 태화강변 정비, 경승과 사적 복원 등을 제안했다.

2006년에는 ‘울산다운 울산, 새로운 시작입니다’는 슬로건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태화강 수변공간을 지역민의 ‘걷고 싶은’ 문화·생활공간인으로 만들자는 제1부 ‘걷고 싶은 태화강변’(2006.5~12, 15회)에 이어 제2부 ‘살고 싶은 도시 울산’(2006.9~12, 15회)에서는 일본과 국내 주요 도시의 아름다운 도시만들기 사례를 소개했다. 제3부 ‘자연과 예술이 함께 살아 숨쉬는 태화강 만들기’(2007.12~2008.1, 7회)에서는 호주와 국내 도시의 수변공간이 지역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집중 조명했다.

◆ 문화와 예술이 꽃피우는 울산

경상일보는 불모지 울산의 문예부흥에 기여하는 숱한 문화예술 행사를 기획, 시민들에게 선사였다. 창긴 이후 <울산시인의 신작> <시가 있는 토요일> 등 지역문인들에게 다양한 작품발표의 공간을 제공하는가 하면 창간 이후 지금까지 줄곧 ‘연재소설’을 운영하며 지역 작가들에게 창작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왔다. 이것이 동력이 돼 2009년 울산지역 최초로 ‘경상일보 신춘문예’ 첫 수상자를 내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7년 개최한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7.15~31일)는 울산이 ‘문화불모지’의 오염을 털고 역사와 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문화예술도시’로 진화해가고 있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국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매김 했다.

경상일보는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에서 길을 찾아 ‘문화의 시대’를 밝히는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문화도시 울산의 오피니언 리더로서 그 소명을 다하고자 한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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