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간단괴 제련·해저 열수광상 개발 등 2015년까지 매년 100억 투입

▲ LS-Nikko 동제련 기술연구소 임직원들이 회사가 명실상부한 제련업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핵심역할을 하겠다는 결의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세계경제가 잔뜩 움츠려 있다. 경기 저점 통과에는 조금씩 힘이 실려 가지만 회복을 자신하는 목소리는 아직 없다. 기업들은 IMF 외환위기의 혹독한 시련과정에서 ‘위기=또 다른 기회’라는 경험을 체득했다. R&D는 기업경쟁력의 원천이자 신성장동력 발굴의 본산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업일수록 R&D(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늘린다. 기업들의 R&D(연구개발) 산실인 기업연구소를 찾아보는 기획물을 연재한다.

◆미래 성장동력 위한 경쟁력의 본거지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국내 유일의 동(銅)제련소인 LS-Nikko 동제련(주)(대표 구자열 등 4인) 정문을 들어서면 왼쪽으로 깨끗하면서도 세련된, 채광이 좋아 보이는 건물 한 동이 눈에 들어온다. 이 회사가 R&D 강화를 위해 지난 2007년 10월 건립, 가동에 들어간 기술연구소다.

▲ 습식 공정 연구실에서 연구에 몰두중인 연구원들.
기술연구소 내부로 들어서 로비를 지나 2층으로 오르자 시험관과 측정장치 등이 펼쳐진 공간에서 연구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LS-Nikko 동제련의 오늘을 있게 하고 미래 성장동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회사 경쟁력의 본거지다.

사실 70여년간 국내 비철 제련산업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온 이 회사의 기술연구소의 역사는 예상 밖으로 열악하다. 회사의 주인이 여러번 변화하는 과정 속에 이 회사 기술연구소는 장항→온산→서울→경기도 용인→온산공장으로 이사를 다녔다. 연구 아이템도 시대 상황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등 연구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LS그룹의 일원으로 새로이 출발한 2005년 수립된 회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은 경영진의 강력한 R&D 강화 의지와 합쳐져 R&D가 회사의 중심적인 기능으로 부상하게 된다.

회사는 온산공정연구실과 통합 운영되던 기술연구소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06~2007년 R&D 관련 조직을 신설한 뒤 2007년 1월 현재의 R&D센터 건립에 들어가 같은해 10월 입주를 마무리지었다.

▲ 4개 실험실과 첨단 장비를 갖추고 지난 2007년 10월 문을 연 R&D센터.
◆불황을 녹이는 뜨거운 연구 열기

R&D센터는 연면적 3854㎡의 3층 건물에 리싸이클링과 금속소재, 습식공정, 고온반응 연구실 등 4개 실험실과 1개의 Pilot동이 있으며 첨단분석장비실과 분석실이 모두 8개의 소형 룸에 위치해 있다. 또 각종 furnace(노·爐)류, 최신식 분석장비인 FE-SEM, 분석기기인 ICP 등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

연구인력으로는 미국 유타(Utah)대학교 금속공학 박사 출신으로 포스코 신제철공정 개발의 주역이었던 최낙준 CTO(최고기술경영자)를 비롯해 석사급 이상 연구원과 실무인력 26명이 연구활동 및 연구과제 발굴 등에 주력하고 있다.

연구소는 회사의 주력인 제련산업에서 세계 제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친환경적이며 에너지 절감과 동시에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미쓰비시 연속 Process용 New Feeding System 연구를 유타대 한국계 학자인 손홍용 교수와 공동으로 진행중이다. 또 고유속 하에서 고전류밀도로 전기동을 생산할 수 있는 New 전해기술 등 신제련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리사이클링(재활용)을 통한 희유금속(Rare Metal) 회수 기술 및 부산물 활용과 관련한 기술개발 등으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에 노력하고 있다. 도시광산으로 명명된 휴대전화, 컴퓨터 등에서의 금·은 등 희유금속을 회수하는 기존 리사이클링은 물론 종합 리사이클링사업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실제 연구소는 동제련의 부산물로 동광석 속에 미량이 섞여 있는 희유금속인 Te(텔루륨)을 산화물형태(TeO2)로 제품화해 Metal 4N(Nine·99.99%)의 고순도 기술을 개발, 현장에 적용시켜 회사 경쟁력을 한단계 올린 바 있다. 연구소는 5N(99.999%) 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이들 고순도 광물은 태양전지 등 에너지의 원천소재로 부가가치가 높다.

◆제련업체 최고 경쟁력의 중추역할

연구소는 특히 미래자원의 보고인 심해저 광물중 하나인 망간단괴(수심 4000~6000m의 심해저 퇴적물 상에 발견되는 망간을 주성분으로 하는 덩어리. 망간·구리·니켈·코발트 등의 원소가 있어 미래의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의 제련기술연구를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3월 출범한 정부의 해저 열수광상(지하의 마그마에서 방출된 열수가 상승하면서 그 속에 포함하고 있던 유용광물이 침전하여 만들어진 광상)개발사업단에도 참여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들 연구사업을 중심으로 올 연말까지 인프라 구축 및 전력 구상을 마무리 짓고 2011년까지 시스템 기반을 완성하고 2012~2015년까지 기술축적/지속적 성과 창출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상용화해 회사의 미래 신성장동력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 매년 100억원의 투자비가 집중 투입된다.

회사가 명실상부한 제련업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더 나아가 미래 경쟁력을 선점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게 연구소의 목표다.

▲ 최낙준 CTO(최고기술경영자)
현장 아는 연구원 많은게 강점...

‘Open R&D’ 우리 연구소의 차별화된 경쟁력

-최낙준 CTO(최고기술경영자)

“회사의 미래상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소를 만드는게 궁극적 지향점입니다. 직원 개개인의 새로운 것에 대한 무한 도전정신과 전문가로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 구축을 통해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원에 꿈과 희망을 주는 연구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LS-Nikko 동제련(주) 기술연구소 최낙준(47) CTO(최고기술경영자·Chief Technology Officer)는 “R&D는 당장의 경기불황 극복이 아닌 장기적 안목으로 미래의 어떤 어려움에도 회사가 생존해 나가는 체력을 다지는, 체질을 강화하는 핵심 기능”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회사 기술연구소의 최대 강점으로 현장에서 쌓은 실무경험을 가진 연구원이 많다는 점을 꼽았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연구소의 경우 독립적 운영으로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측면이 있는데 우리 연구소의 경우 전체 인력의 절반 이상이 현장 경험을 갖고 있다”며 “현장경험은 맞춤형 연구가 가능토록 해 어떤 여건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회사의 체질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연구를 자체 역량으로 수행하기 보다는 특화된 강점을 가지고 있는 국내외 대학 연구소 등 외부파트너들과 함께 하는 ‘Open R&D’가 우리 연구소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는 투자비 확대와 3~5년 내 연구인력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리는 등 연구소 기능을 대폭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2015년이면 연구소가 명실상부한 회사의 중추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신형욱기자 sh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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