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방학을 하면 인근의 문화재를 찾아가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됐다. 아이들의 학교에서 지역 문화재를 찾아가 사진도 찍고 소감문도 적어오라는 숙제를 내주기 때문이다. 숙제가 아니더라도 당연히 자기가 살고 있는 고장의 문화재 정도는 익혀두는 것이 상식이고 보면 방학은 좋은 기회다.

 울산의 문화재는 특별하게 볼거리를 갖고 있지는 않다. 다른 지역 처럼 이름난 탑이나 고태미가 흐르는 고찰도 많지 않다.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정자나 고가도 사실상 별로 없다. 그러나 울산만이 갖고 있는 암각화 국보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이 있고 작지만 울산기행의 백미다. 그러나 바다나 산, 계곡 등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이 많아 문화유적에 더해 자연을 만끽하는 즐거움이 있다.

 유적이 많지 않은 도시라해도 면적이 넓기 때문에 하루에 모두 둘러보기란 쉽지 않다. 잠은 집에서 자더라도 1박2일 또는 2박3일의 여행으로 생각하고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일정은 문화재의 종류별로 잡는 것도 각 문화재를 비교하면서 볼 수 있는 또다른 재미를 전해주지만 이동거리를 감안해 문화재의 위치에 따라 잡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다.

 거리상으로 볼 때 울산의 문화재는 몇개의 코스로 나눌 수 있다. 가족의 연령에 따라 오전과 오후로 나누고, 2일 또는 3일로 나누어 잡으면 된다. 울산의 유적지는 크게 언양일대, 웅촌일대, 진하일대, 동해안 일대, 시내 일대로 나눌 수 있다.

 ◇언양일대는 멀리 두동면에서 시작해 치산서원-천전리각석-두서은행나무-반구대 암각화를 거쳐 언양읍내로 들어서 언양읍성을 본 뒤 석남사에 들렀다가 점심을 먹고 나오면서 만정헌에 들렀다가 삼남면 쪽의 작천정-간월사터-홍류폭포를 두르면 된다.

 ◇웅촌일대는 무거동에서 웅촌방향으로 가면서 망해사 부도-영축사터-문수사-청송사터를 돌아나오고 이 일대에서 점심을 먹은 뒤 웅촌에서 은현리 적석총-석천리 이씨고가를 둘러본 뒤 시간이 되면 멀리 운흥사터까지 가보면 좋다.

 ◇진하일대는 유적지로는 서생포 왜성 밖에 없지만 진해해수욕장과 우리나라 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가 솟는다는 간절곶 등대, 서생면 나사리의 이길 봉수대까지 가면 된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유적지인 이길봉수대는 산으로 한참 올라가야하고 찾기도 쉽지 않으므로 시간을 충분히 갖고 움직여야 한다.

 ◇동해안의 유적지 답사는 주전동으로 접어들어 동축사에 들른 뒤 주전봉수대-남목마성을 거쳐 정자로 옮겨 유포석보를 찾아보고 해변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해안을 따라 올라가 어물동마애불까지 갔다가 정자삼거리로 돌아오면 된다. 시간이 남으면 신흥사까지 가보는 것도 좋지만 도로가 위험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중구와 남구 곳곳에 흩어져 있는 시내의 유적을 찾아다니는 것도 하루 따로 날을 잡아야 한다. 남구에 있는 처용암은 멀리서 쳐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고 개운포 성지를 성벽을 따라 빙둘러 걸어보면 좋은 경험이 된다. 또 남구에는 신정동에 이휴정이 있고 중구에는 향교와 동헌, 태화사지십이지신상이 있는 울산왜성, 병영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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