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고래 이용 힘 모아야
정부도 솎아내기 포경 지지

▲ 김두겸 울산시 남구청장

정부는 지난 19일 새로운 수산발전의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 중인 ‘신개념 수산발전 10대 프로젝트’에 고래자원의 효율적 이용 방안을 포함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포경금지 이후 남구가 지금까지 주장해온 솎아내기 식 연구포경에 대해 정부의 공식적인 지지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 적극 환영하는 바이다.

지난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의 상업포경 전면금지(모라토리움) 결의안 채택 이후 고래개체수의 증가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불균형은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여년간 연안포경 재개를 위한 다양한 고래생태 및 이동경로, 개체수 조사 등 고래 연구활동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일본의 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고래가 어족자원을 얼마나 고갈시키는지에 대해 자세히 나오는데 고래의 연간포식량은 대략 2억8000만~5억t으로 세계 연간 해면 어획량의 9000만t보다 3~6배 가량 많다.

또 밍크고래의 경우 크릴새우만 포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본의 북서태평양 포획조사에서 밍크고래의 위속에서는 꽁치와 멸치, 명태 등이 대량으로 발견돼 최근 동해안 어족자원의 감소가 고래와 관련됐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래의 멸종위기는 식문화 포경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미국 등 서구열강들이 고래기름, 향수, 비누 등 상업적 목적을 위해 마구잡이로 잡았기 때문이며 지금까지 강대국들의 이권에 휘둘려 제목소리 한번 내지 못한 것이 원통하다.

이제 주권국가로써 정부의 방침과 함께 우리 목소리와 권리를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 자국의 자원보호를 위해 또는 생태계 균형을 위한 솎아내기는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캐나다는 연안의 대구와 청어를 보호하기 위해 30여만 마리에 이르는 물개를 포획하는 것을 허용했다. 그린피스의 두 번째 본부였던 호주는 매년 캥거루 과잉 번식에 따른 환경 악영향을 염려해 400마리를 사살하거나 독살하기로 한 바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또한 멸종위기에 있던 아프리카코끼리를 보호했다가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나자 수 조정을 목적으로 2000~1만마리의 코끼리를 도살했다.

이처럼 멸종위기의 동물보호는 당연히 인간의 몫이지만, 개체군 증가에 따른 생태계 불균형을 해소하는 일도 인간이 나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주장하는 제한적 포경은 아무 고래나 잡자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 91종의 고래 가운데 우리 연안에는 35종의 고래가 드나든다. 이중 15종이 보호종인데 이 고래외 개체수가 늘어난 나머지 생태계 유지차원에서 적절하게 솎아 가며 포경을 재개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선사시대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져 있는 포경그림을 통해 우리 울산이 고래고기를 먹었다는 것을 추정할 순 있지만 문헌상의 첫 기록은 신라시대 태종무열왕 때라고 한다.

1937년 조선일보와 매일신보에서는 “기생충 염려가 없고 맛도 좋은 고래고기회를 먹어보십시오”하는 기사가 실렸었다. 한류열풍을 불러일으킨 대장금에서도 극중 흥미요소가 아닌 실제 임금님께 진상된 고래고기 요리가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전통식문화를 계승하고 관광 및 고래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서는 국내 유일의 고래축제를 전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 시켜야 한다.

축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고유의 먹거리가 필요하다. 봉계 불고기축제에 불고기가 빠진다면 어떻게 사람을 모을 것인가.

20년 넘는 세월 동안 남의 나라 눈치를 보며 범법자 아닌 범법자로 눈물 흘리며 살아야 했던 장생포 주민들과 고래관광의 포문을 연 울산의 세계적 발돋움을 위해서라도 각계가 고래자원의 효율적 이용 방안에 대한 고민을 함께 풀어가면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김두겸 울산시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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