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우 "사죄하라" 고성에 잠시 당황한 표정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낮 경복궁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에 참석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영결식 시작 약 4분 전인 오전 10시56분께 부인 김윤옥 여사, 정정길 대통령실장 등과 함께 식장에 도착,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의 안내를  받아 귀빈석 맨 앞줄 가운데에 앉았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요인들과 목례를 나눈 이 대통령은 착석하자마자 눈을 감고 고개 숙여 잠시 묵념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태운 운구차가 영결식장으로 입장하자 다른 요인들과 함께 일어나 고인을 맞이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노 전 대통령의 유족들에게도 말없이 목례만 했다.
    이 대통령은 무거운 표정을 지었으며, 공동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가 조사를 낭독하는 동안에는 이따금 눈을 감으면서 경청했다. 특히 한 전  총리가 "대통령님 얼마나 외로우셨습니까"라고 울먹일 때는 침통한 듯 눈을 감았다.
    이 대통령 내외는 오후 12시2분께 영결식 말미의 헌화 의식 순서에서 유족에  이어 두 번째로 영정 앞에 헌화했다. 이날 국민장에서 이 대통령이 유일하게 단독으로 치른 의식이었다. 
    이 대통령 내외는 경건한 표정으로 영정 앞에 꽃을 바치고 묵념을 한 뒤 권  여사를 비롯한 유족 앞으로 가서 고개 숙여 인사했다. 권 여사는 자리에 앉은 채 목례로 답한 뒤 고개를 떨궜고 아들 건호 씨는 시선을 외면했다. 
    그러나 앞서 이 대통령이 영정 앞으로 다가가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갑자기 일어나 욕설과 함께 "사죄하라"며 고함을 치자 이 대통령은 잠시 당황한 듯 백 의원 쪽을 바라보기도 했다.
    이때 장내가 술렁이면서 일부 참석자들도 "사과하라"고 외치자 사회를 맡은  송지헌 아나운서가 "참석하신 분들은 자중해주기 바란다. 경건한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
    일각에선 "어떻게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잠시나마 웃는 듯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느냐"는 비판이 나왔지만, 백 의원이 갑자기 욕설을 하면서 사과를 요구하자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은 것일 뿐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오후 12시25분께 헌화대와 귀빈석 사이로 운구차가 오자 권  여사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으며, 이후 운구차가 사라지는 모습을 선 채로 지켜봤다.
    그로부터 약 1분 뒤 한명숙 전 총리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 대통령에게 다가와 헌화 당시 소란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고개를 가로젓고 손을 내저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괜찮다'는 취지의 답을 한 게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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