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과 노제가 열린 29일 광화문 네거리부터 삼각지 인근까지 도로는 고인을 상징하는 노란색 추모 인파로 뒤덮였다.
    이날 고인의 운구 행렬을 지켜보려고 새벽부터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모여든  추모객들은 오후 1시 최대 18만여명(경찰 추산, 노제 주최측은 40만~50만명 추산)까지 불어나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초 경찰은 장례 행렬이 이동할 수 있도록 차도를 통제했지만 쏟아져 나온  인파를 막지 못해 차선 하나만 남기고 추모객들에게 차도를 내줘야 했으며, 운구차는 간신히 인파를 비집고 서울 시내를 빠져나가느라 수원 연화장에는 예정보다 세 시간 늦은 오후 6시에야 도착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뜻에서 고인의 상징색인 노란색 햇빛가리개 모자를 쓰고 나왔으며, 노란색 풍선을 하늘로 띄우거나 고인의 영구차를 향해  노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리기도 했다.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노제에서는 도종환 시인이 하늘을 향해 "노무현, 당신을  사랑합니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소리치자 추모객들도 "사랑합니다"를 따라 외친 가운데 일부는 오열했다.
    추모객 중에는 이날 노제를 보려고 하루 휴가를 내고 온 직장인이 적지않았고, 전날 밤 지방에서 상경해 대한문 인근에서 노숙한 사람들도 많았다.
    회사원 유진성(54)씨는 "고인을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보려고 직장을 하루 쉬고 나왔다"며 "고인은 한국 정치사에 길이 남을 아까운 분인데 이렇게 가셔서 안타깝고 슬프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상경한 김정현(43)씨는 "최근 봉하마을도 다녀왔지만 고인이 가시는  마지막 길을 배웅해 드리려고 어젯밤에 왔다. 고인 같은 소신 있는 정치인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노제가 끝나 운구차가 이동하면서 평소 고인이 즐겨 부른 것으로 알려진  `아침이슬', `상록수' 등의 노래가 울려 퍼지자 시민들은 오열하며 운구차 주변에 몰려들었고 "바보 노무현, 존경합니다", "대통령님 지켜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추모 인파는 노제가 끝난 이후에도 운구 차량을 따라 서울역 광장을 지나  삼각지 인근까지 행진했으며, 일부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이대로 보내드릴 수  없다"고 절규하며 운구차에 매달리거나 차량 앞에 드러눕기도 했다.
    운구차가 서울역을 지나서도 3만5천여명(경찰 추산)의 추모객들이 운구차를  에워싼 채 용산구청 앞 사거리까지 따라나서 삼각지로 연결되는 고가도로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시민들이 오후 5시20분 장례행렬의 앞을 터주면서 운구차는 고가도로를 통해 삼각지로 빠져나가 속력을 냈다.
    한편 도로에 나오지 못한 일부 직장인들은 빌딩 옥상에서 추모 행렬을 지켜보며 노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리거나 종이 조각 등을 뿌리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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