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일대 가족나들이 코스

▲ 주전 몽돌해변
5만여㎡ 수목원 1500여종 식물 자생 자연생태학습장 인기

울산12경 중 하나 몽돌해변·해안도로 드라이브코스도 유명

봉대산 산책로·주전봉수대·남목마성 등 가족 나들이 제격

■ 울산테마식물수목원

울산시 동구 남목에서 주전 방면으로 자동차로 달리면 10분이 채 되기 전에 울산테마식물수목원을 알리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진입로를 따라 들어서면 20여년동안 손질해 가꿔진 식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장미 150여종에 무궁화 120여종, 소나무·꽃창포 50여종 등 모두 1500여종 이상의 식물들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 봉대산 산책로 장승공원.
남부지방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공해도시 울산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조성된 친환경 자연학습장 울산테마식물수목원의 총 면적은 5만여㎡에 달한다. 수목원은 유실수원과 장미원, 단풍원, 무궁화원, 활엽수원, 한반도 테마정원, 수생식물원, 체험동물원, 관목원, 잔디광장, 암각화 폭포원, 침엽수원 등 모두 20가지의 테마로 구성돼 있어 아이들의 자연생태 학습장으로 제격이다. 책에서나 만나던 식물과 동물을 직접 만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입장료는 어른 7000원, 어린이 3000원이지만 관람 하루 전까지 수목원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3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이들과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려면 2~3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 주전 몽돌해변

▲ 봉대산 봉호사
다시 자동차로 되돌아 나와 5분 정도 달리면 울산 12경의 하나인 주전 몽돌해안에 도착할 수 있다. 동해안을 따라 조성된 해변에는 새알 같은 둥근 몽돌이 길게 늘어져 있다. 청정바다의 거친 파도와 몽돌이 어우러져 울려퍼지는 맑은 소리는 자연의 신비로움을 한층 더하고 있다. 몽돌 위를 걷는 소리와 기분 또한 이보다 더 상쾌할 수 없다. 지압이 되는 소리와 효과 등으로 심신의 피로를 말끔이 씻어주기 때문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오후 시간에는 간단한 물놀이도 제격이다. 비록 모래해변은 아니지만 맨발로 밟아도 아프지 않은 몽돌 덕분에 색다른 해변에서의 신나는 물놀이를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수목원 관람과 해변에서의 물놀이를 마쳤다면 이제 숙소를 정해보자. 오랜만에 주전을 찾은 사람이라면 무언가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간혹 펜션과 까페, 전원주택이 눈에 띈다.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고 지난 2005년부터 20여곳의 주택과 휴게시설이 들어섰다. 작은 어촌마을에 이 정도는 매우 큰 변화라고 한다. 마음에 드는 숙소를 정했다면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하자.

■ 주전해변 색소폰 동호회 라이브공연

▲ 봉대산 전망대.
이제 저녁식사를 마치고 해변으로 나와 귀를 기울여 보자. 어디선가 부드러운 선율이 들릴 것이다. 선율을 따라 걷다보면 색소폰 동호회원 4인이 펼치는 라이브 공연장에 다다를 수 있다. 관람객 가운데 아이들이 많으면 아이들을 위한, 연인이 많으면 연인을 위한, 또는 중년층을 위한 연주 등 연령대에 맞춰 다양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공연이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평소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든 색소폰 공연, 비용은 무료다. 단 조건이 있다. “아름다운 해변에서 색소폰 선율을 감상하고 돌아갈 때는 꼭 자신이 가지고 온 쓰레기를 다시 챙겨갈 것”을 동호회원들은 당부한다.

■ 동해일출·봉대산 장승공원·주전봉수대

변함없이 매일 뜨고 지는 게 태양이라지만 주전에서 보는 일출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다. 수평선 넘어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며, 몽돌과 부딪히는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껴보자.

아침을 해결했으면 역사체험과 산책에 나서자. 주전마을 뒤쪽에 자리잡은 봉대산. 과거 마을 입구마다 우뚝 서 있던 장승이 봉대산 입구에도 있다. 산불로 아름드리 소나무 수 백그루가 불에 타 못쓰게 됐지만, 예부터 불에 타거나 벼락 맞은 나무는 액을 몰아내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행운목으로 인식되면서 장승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조선 초기에 세워졌다는 주전봉수대와 봉수대를 지킨다는 봉호사가 있다. 봉수대는 지름 5m, 높이 6m의 원통형 석축으로 돼 있다. 교신을 위해 오래 탈 수 있는 산 짐승의 배설물을 이용했다.

밤이면 봉(烽), 낮이면 수(燧)로서 평시에는 1봉1수, 적이 나타나면 2봉2수, 가까이 접근하면 3봉3수, 경계를 넘어오면 4봉4수, 접전이 벌어지면 5봉5수로 신호를 보내 긴급함을 알렸다고 전해진다.

■ 남목마성·맨발로 등산로

조선시대 호랑이나 표범 등 사나운 동물로부터 목장의 말을 보호하고 말의 도망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남목마성. 관리 없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상당히 훼손되긴 했지만 아직도 돌담이 남아 옛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울산테마식물수목원
문화재로 지정된 봉수대와 남목마성. 아이들에게 책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여주며 설명하는 것이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봉대산 곳곳에 조성돼 있는 산책길이 마지막 코스다. 지친 발을 위해 마련된 맨발 등산로는 총 9㎞로 조성돼 있으며, 마사토와 모래, 자갈, 황토 등이 깔려 있다. 흙이나 자갈이 발바닥에 자극을 주기 때문에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기분을 편안한 상태로 유도한다. 몸과 마음이 지친 현대인에게 적합한 산책로가 아닐까.

자연 만큼 편안한 휴식처는 없다고 한다. 이번 주말 주전 일대 휴식처로 가족나들이를 추천한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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