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결혼이민자에게 일자리를 찾아주자
- 북구종합사회복관 바리스타 양성 -

북구종합사회복지관 결혼이민자여성 대상 ‘바리스타 양성교육’

베트남·중국 등서 시집 온 여성 7명 기본소양·기술과정 마쳐

교육이수자 가운데 취업 희망자에 복지관카페 일거리 알선

결혼이민자 여성의 가장 큰 바람은 무엇일까. 남편의 아내로서, 아이들의 어머니로 한 가정을 행복하게 꾸리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일 것이다. 결혼한 여성이 아니더라도 남성과 미혼의 여성 모두 행복한 가정은 삶의 목표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결혼이민자

여성도 이같은 삶의 목표는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이처럼 행복한 가정을 가꿔가는 근본적인 목표달성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그리고 한 인격체로서 자신의 삶에 좀 더 충실하기 위해 충족돼야 할 목표는 일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 땀 흘려 일하며 느끼는 보람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목표보다 어찌보면 중요성이 더 클 수도 있다.

특히 자신이 태어나고 살아온 사회를 떠나 낯선 곳에 정착한 결혼이민자 여성에게는 취업은 단순하게 돈을 버는 수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국사회에 정착하고 적응해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때문에 결혼이민자 여성이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자신의 삶을 가꿔 나가는 보편적인 삶의 목적을 달성하며 한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이를 지원해 주는 것은 다문화가정의 건강성을 담보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최근들어 울산지역에서는 결혼이민자 여성의 취업을 돕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울산시 등 행정기관 중심의 취업교육을 비롯해 민간 단체와 사회복지기관 등을 중심으로 한 취업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결혼이민자 여성에게 적합한 직종을 찾아내고 취업의 발판을 손쉽게 마련해 줄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도 벌어지고 있다. 울산시북구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하고 있는 결혼이민자 취업연계교육도 이같은 맥락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바리스타 교육 프로그램

울산시북구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4월 결혼이민자 여성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양성교육을 가졌다. 이 교육은 취업을 원하는 결혼이민자 여성의 울산 정착을 돕기 위해 이 복지관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교육에는 결혼을 통해 울산에 정착한 베트남 출신 여성 5명과 몽골 여성 1명, 중국 여성 5명 등 모두 11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5일동안 진행된 교육시간 동안 바리스타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과 기술 등을 배우며 취업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교육에 참가한 결혼이민자 여성들은 처음보는 기계를 통해 에스프레소를 만들어내고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공부했다. 에스프레소 이론과 추출방법, 에스프레소 머신의 구조글라인더 세팅과 기기 관리 요령, 에스프레소 추출과 스팀밀크 만들기 실습, 다양한 메뉴 만들기 등 카페에서 고객이 원하는 커피를 만들어 주는 방법을 배웠다.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은 교육을 받은 결혼이민자 여성 중에서 취업을 원하는 여성에게는 복지관이 운영할 카페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줄 전망이다.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할 카페는 오는 19일 문을 연다.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했던 취업연계 바리스타 양성 교육 프로그램에는 베트남 출신 여성 3명, 중국 여성 4명이 전 과정을 마쳤으며 이중 베트남 여성 2명과 중국 여성 4명이 복지관의 카페에서 일하게 된다.

▲ 결혼이민자여성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이들이 울산 사회에 얼마만큼 잘 정착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의 바리스타 양성교육(두번째.세번째)을 받고 취업을 앞둔 결혼이민자여성들(맨위).
◇취업연계 교육의 필요성

울산시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이 이처럼 결혼이민자 여성을 위한 바리스타 취업연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것은 이들 여성에게 취업 한계성을 극복하고 실질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최근들어 다문화 가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전국에서 실시되고 있고, 울산에서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다문화가족을 위한 여러 사업들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사업 대부분은 한글교실, 취미교실 등 결혼이민자 여성의 울산 정착을 위한 사회·문화적 적응에 초점을 두고 진행되고 있다.

이에 비해 결혼이민자 여성의 한국문화 적응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이들이 원하는 요구 또한 다양해짐에 따라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관심과 기반이 필요해 지고 있다.

결혼하고 울산에 정착한 지 3년 이상이 되는 결혼이민자 여성은 대부분 사회적·문화적 적응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게 됨에 따라 사회활동과 사회참여 욕구가 매우 강해진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의 현실은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만한 뒷받침이 부족하다. 이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나 이들이 쉽게 취업할 수 있는 분야의 발굴, 그리고 무엇보다 취업에 소극적인 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구종합사회복지관이 취업연계 프로그램으로 바리스타 양성교육을 실시하게 된 것은 결혼이민자 여성의 경제 활동능력을 개발하고 이들을 지원해 가족과 지역사회에서 이들이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또 이들 다문화가정이 차별받지 않고 우리 울산의 소중한 이웃으로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구종합사회복지관 권지현 팀장은 “앞으로 바리스타 양성교육을 비롯해 결혼이민자 여성이 울산 지역사회에 잘 정착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한 대상분야 발굴에 나설 예정”이라며 “교육을 받는 결혼이민자 여성들이 사회활동에 자신감을 갖고 실질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남기자 jnp@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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